인터뷰

“스타트업 시야를 넓혀 주는데 초점”…국내 경제 성장 방아쇠 될 것

이상일

삼정KPMG 스타트업지원센터 윤권현 센터장
삼정KPMG 스타트업지원센터 윤권현 센터장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스타트업 중 일부는)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맹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장이나 고객을 보는 관점이 편협하고 본인의 시각으로 시장을 재단하고 있기도 하다. 한마디로 시야가 좁다”

정부기관, 민간단체, 벤처캐피탈, 기업들의 스타트업 육성과 관련한 지원과 컨설팅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는 삼정KPMG 스타트업지원센터 윤권현 센터장의 말은 신랄했다.

삼정KPMG 스타트업지원센터는 삼정KPMG에서 비사업부서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이윤창출보다는 사회기여 등을 목적으로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스타트업 지원 전문기관인 K-ICT 본투글로벌센터에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법인 설립, 회계 세무 등 컨설팅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진흥원이 관리하는 스타트업들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 출범해 반 년 넘게 국내 스타트업들과 교류해온 삼정KPMG 스타트업지원센터 윤권현 센터장은 국내 스타트업이 가장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스타트업이)정확하게 시장을 읽어야 하고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타깃 시장을 읽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초기 운영에 대한 어려움으로 일명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도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타트업들 중 상당수가 회계·재무·세무 등 경영 관리적 요소가 취약해 성장 후 자본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의 경우 3년 후 생존율이 2015년 기준 38.2%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지 못한 채 사업화에만 매달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윤 센터장은 “하루에도 수많은 기업과 기술이 나오는데 그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약하다. 자신들의 서비스나 기술이 최고라는 사고가 심하다”며 “그래서 초반에는 그들의 생각의 폭을 넓게 열어주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과 고객, 그리고 경쟁관계를 넓은 관점에서 보고 자기 회사의 위치가 어디쯤 있는지를 파악하게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 스타트업의 경우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우리가 보니 출시 전에 시장에 대한 리서치 등이 부족했다. 맨 처음으로 돌아가 시장 상황과 서비스가 지향하는 바를 재정의 했다. 2차 서비스가 나올 때는 시장성을 확보한 서비스가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국내 스타트업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이에 대해 윤 센터장은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해서 문의가 많다. 어디서 시작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해외 진출에 필요한 행정서류 등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KPMG글로벌과 연계해 도와주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관리 전반의 인프라 확보도 필요다고 그는 조언했다. “매출이 발생한 이후에 재무, 회계와 같은 인프라가 전혀 구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재무 등 경영관리 전반에 대해 기반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편 국내에서 스타트업 육성은 정부를 시작으로 기업, 금융권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시책에 의거한 단기간의 트렌드에 불과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윤 센터장은 “기업들은 스타트업 육성이 자신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실하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금융권의 경우 우리 생각 이상으로 스타트업을 잘 선발하고 육성하고 있다. 데모데이나 시연회를 가보면 기관, 기업들의 역량과 수준이 꽤 올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기업과 금융기관 모두 성장이 정체되거나 하락세에 있는 가운데 기존의 조직과 인력으로는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편 그는 스타트업들이 제품 및 서비스 출시 후 대기업 등에 매각되는 이른바 엑시트하는 구조가 정착되면 우리나라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기존에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어왔던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이 정체되거나 쇠락기에 들어갔다.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돌고 있는데 이는 주력산업의 침체 탓”이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고용을 창출하는 스타트업이 우리나라 성장의 중요한 견인차이자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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