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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황태자 미래부 역할 한계…정통부 부활론 솔솔 불까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탄핵정국으로 돌입하며 국정이 시계제로 상황에 진입하고 있다. 탄핵발의가 임박하며 ‘찜통 대선’, ‘벚꽃 대선’ 등 탄핵을 전제로 한 다양한 대선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내년 말 정상적인 대통령 선거가 어려워졌고 이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해인 2017년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 새롭게 탄생한 미래창조과학부의 미래는 다른 부처에 비해 더욱 불투명해졌다. 미래부는 기재부, 문화부, 산업부, 국토부 등 어느 정부에서나 존재했던 부처와 달리 과거에는 없던 유형의 부처였다. 정부조직 일부 기능이 수시로 왔다갔다 하지만 미래부는 아예 과학과 정보기술이라는 독립된 부처 두 곳이 합쳐져 탄생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창조경제 달성을 위해 생각보다 이질적인 두 분야가 합쳐진 것이다.

미래부는 범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총괄한다. 한 해 예산이 19조원 안팎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만큼, 박 대통령의 실권(失權)은 미래부에게는 치명타다.

당장, 박근혜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창조경제 관련 사업들이 유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출범식마다 찾아 힘을 실어줬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추동력 상실이 우려된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센터를 운영하는 만큼, 정부 예산이나 역할은 별로 없다는 것이 그동안 미래부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탄핵 또는 하야 등으로 대선 일정이 앞당겨지고 새로운 정권이 출범할 경우 미래부가 존속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자연스레 혁신센터나 미래부가 예산 지원을 약속해 물의를 빚었던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 등의 활동반경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내년 초 마지막 불꽃을 태울 것으로 예상됐던 신규 이동통신사업자 선정도 사실상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일곱 차례 선정 작업이 진행되며 미래부가 신규 이통사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도 있었다. 올해 초 사업자 선정이 불발로 돌아간 후 미래부는 내년 초에 다시 한 번 사업자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미래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파수 할당공고를 낼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혼란스러운 정국과 맞물려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구조의 미래부가 존속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무엇보다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대해 야당의 평가는 낙제점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당에서도 창조경제 명칭을 가져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동안 미래부는 부처명이 바뀌더라도 현재의 조직구도는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과학과 정보기술 모두 하나만 갖고는 독립부처로 생존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미래성장동력과 창업 등을 고민하는 부처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조직개편과 관련해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부활은 효과면이나 효율면에서 부족하다”며 현재의 조직구조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미래부 출범 이후 과학과 정보기술간 궁합은 생각보다 좋지 못했다.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는 과학과 단기간 성과를 내야하는 단거리 ICT가 공생했지만 시너지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여기에 지난 대선에서 ICT 전담부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야당에서 정권을 잡을 경우 정통부가 부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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