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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만 써라?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이 최근 ‘지방자치단체 클라우드 컴퓨팅 표준전환가이드’를 제작, 배포해 주목된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은 지역정보화촉진 및 전자지방정부 구현을 위해 설립된 지방정보화전문기관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포함해 모두 245곳이 있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에서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대해 공통의 표준화된 기준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가이드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에 따라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부처, 공공기관과 함께 245개 지방자치단체도 클라우드 전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 자체도입 업무시스템은 폐쇄적인 네트워크망(국가통신망)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모델을 중심으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체도입 업무시스템이란 국가위임사무(공통기간시스템, 개별보급형시스템)를 제외한 공간정보, 모바일, 민원, 보안, 자산, 협업, 홈페이지 등을 뜻한다. 지방인사행정이나 지방세, 부동산거래관리, 시군구재난관리, 주민등록과 같은 공통기반시스템과 국토공간계획지원, 온나라, 지킴-e, 행정공간정보와 같은 개별보급형시스템은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이드는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전환대상 업무시스템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전체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나 지방행정공통시스템은 소관부처에서 정책을 수립 중이므로 제외”라며 “사일로(Silo)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의 정보자원 통합 및 공동 활용을 위해 IaaS(서비스형 인프라) 모델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즉,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민간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이 아닌 자체적으로 서버와 스토리지, 관련 소프트웨어(SW) 등을 구매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가이드라인 목차에는 ▲시스템 현황 조사, 유형별 업무 영역 분류 기준(예시), ▲인프라 규모 산정 항목, ▲클라우드 인프라 설계 시 고려 요소, ▲서버 가상화 설계 시 고려 요소, ▲DBMS 전환시 고려 사항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는 지난해 7월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한다. 당시 정부는 민간 클라우드 이용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이 일자,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정보자원 범위를 확대한 바 있다.

기존 정부지침에 따르면, 민간 클라우드를 우선 도입하는 대상기관은 ‘공공기관’, 정보자원 중요도 가운데 ‘하’에 속하는 부분 뿐이었지만, 기관등급 평가 대신 정보자원 등급으로만 구분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당초 지자체의 경우도, 기존 지침에선 자체 클라우드를 검토할 것을 권고했으며, 정보자원 ‘중’, ‘하’의 경우 ‘자체 클라우드’ 및 ‘민간 클라우드 검토’라는 문구가 있어 업계에서는 사실상 자체 클라우드 구축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난 7월 변경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실상 1등급(주로 정부 기밀에 해당)을 제외한 모든 정보자원이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대한 만큼 지자체 역시 민간 클라우드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KLID 측은 “지자체의 경우 민간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별도의 가이드가 아직까지 내려오지 않아서 우선 프라이빗 클라우드 모델을 기준으로 가이드를 작성한 것”이라며 “추후 별도 지침이 있으면 민간 클라우드 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부 관계자도 “처음 시도하는 것인 만큼, 많은 지자체가 클라우드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정원의 보안적합성 검토 등 여러 제약요소로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 및 국정원과의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홈페이지 등 비교적 가볍고 중요도가 낮은 시스템은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할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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