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상장 앞둔 스냅챗, ‘클라우드’ 양다리 전략?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사진 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스냅챗이 최근 향후 5년 간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에 20억달러, 아마존웹서비스(AWS)에 10억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밝혀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이 내달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투자설명서(S-1)에 따르면, 약 30억달러로 예상되는 조달 금액 대부분을 서비스를 위한 IT인프라 확장에 사용할 예정이다.

스냅챗은 서비스 초기부터 구글 앱 엔진과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해 온 만큼, 이번 설명서에서도 향후 5년 간 구글과 20억달러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계약을 맺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로이터, 벤처비트 등 외신에 따르면, 여기에는 AWS과의 계약 관계도 포함됐다.

벤처비트 보도에 의하면 스냅챗은 AWS과도 5년 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계약을 맺었다. 2017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AWS에 총 10억달러를 지불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5000만달러, 2018년에는 1억2500만달러, 2019년에는 2억달러, 2020년에는 2억7500만달러, 2021년에는 3억5000만달러를 이용하게 돼 있으며, 만약 매년 최소한의 구매 조건을 못 미친다면 이 차액을 지불하는 조건이다.

이에 따르면 AWS에 지불하는 금액은 구글의 절반에 불과하다. 구글 클라우드가 서비스를 위한 메인 인프라이며, AWS은 백업 개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WS으로써는 이번 계약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13년 AWS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10년 간 6억달러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스냅챗의 경우 5년에 10억달러로 훨씬 크다. 특히 스냅챗이 주력하는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경우, AWS은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지칭)이 있는 반면 구글은 그렇지 못하다. 향후 중국 등의 시장에서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구글보다는 AWS에 좀 더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현재 클라우드 왕좌는 AWS이 쥐고 있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2016년 4분기(2016년 10월~12월) 기준 서비스형 인프라(IaaS) 및 플랫폼(PaaS) 등 전세계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에서 AWS가 40% 이상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MS와 IBM, 구글을 합쳐도 2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후발주자는 점차 그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2개 이상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갖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존도가 높은 것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폐쇄하고 인프라를 모두 AWS 클라우드 인프라로 전환했다고 알려진 넷플릭스의 경우도 콘텐츠의 백업 및 아카이빙을 위해선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스냅챗 역시 이와 비슷한 경우다. 다만 스냅챗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4억4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인프라 비용(클라우스 서비스)으로 향후 5년 간 매년 평균 6억달러(구글 4억달러+AWS 2억달러)를 지급하는 셈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억달러다. CNBC는 “스냅챗이 2016년 매출보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스냅챗은 지난 2011년 메시지를 전송하면 수신 확인 후 수초 내에 사라지는 서비스로 시작해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하드웨어 제품 ‘스펙타클스(Spectacles)’를 공개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스냅챗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25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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