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공백] 이재용 부회장 구속…국내 IT산업계, 후폭풍에 촉각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새벽 구속됨에 따라 그룹차원에서 진행되던 투자 및 사업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특검이 요청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였다.
삼성 총수가 구속된 것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실질적인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그룹 경영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그나마 그룹 서열 2~3위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장은 구속을 피했지만 앞으로 계속해 재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여서 비상경영체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국내 최대기업 삼성인 만큼, 당장 경영난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2008년 비자금 수사 때문에 한동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집단지도 체제가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 등 전략적 판단과 그룹의 전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총수가 부재상태라는 것은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의 중장기적 전략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에서는 체면치례를 했지만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고에 따른 휴대폰 시장에서의 위상저하에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에 따른 국민적 신뢰 상실,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인수 등을 통해 추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 그룹 총수가 결정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영역에서는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은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전장사업 이외에도 2020년까지 태양전지에 누적 6조원 투자, 자동차용 전지에 5.4조원, LED에 8.6조원, 바이오 2.1조원, 의료기기 1.2조원 등 20조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 고용 4.5만명, 매출 5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부회장 구속으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삼성전자 뿐 아니라 그룹에도 영향을 미치다보니 그룹 계열사, 협력업체들로까지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1~2차 협력사는 4300여곳, 고용직원은 6만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더라도 제품 생산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부진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이 부회장 구속은 삼성그룹 이외에 국내 전체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갤럭시노트7 부진을 갤럭시S8로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은 장기적 관점에서 악재일 수 밖에 없다. 휴대폰 산업은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각종 부품 등 삼성과 관계있는 제조업은 물론, 이동통신사 및 유통점 등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이 부회장 구속을 계기로 미르, K스포츠재단 출연 기업에 대한 수사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삼성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였지만 이번 이 부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SK, CJ, 롯데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룹 총수가 수사를 받는 것만으로도 기업의 신뢰도, 브랜드 가치 하락이 우려될 수 밖에 없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국내 경제에 어떠한 파장으로 이어질지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과 관련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구속영장 재청구 당시 “삼성은 대통령에게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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