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글로벌 IT업체 한국법인, 지난해 실적 ‘빨간불’... 무슨 이유?

백지영

-IBM, EMC, SAP, 효성인포메이션 등 대부분 영업이익·순익 감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IT기업들이 대체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기업들의 2016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부분이 기업 대상(B2B) 솔루션 기업들이다. 다만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 등과 같은 외국계 유한회사는 외부감사가 의무화돼 있지 않아 이번 분석에선 빠졌다.

서버와 스토리지 같은 하드웨어(HW) 장비나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를 판매해온 기업들이었던 만큼,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서비스 형태로 IT 소비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이같은 실적 하락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국IBM은 지난해 81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한국IBM은 매출 1조원을 돌파한지 약 10년만인 지난 2015년 8197억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2016년 매출 역시 전년과 비슷한 8000억원대에 머물렀다. IBM은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와 왓슨 기반의 인지컴퓨팅 과 같은 신사업을 본격화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메인프레임과 SW 등 기존 주력 사업은 감소세에 있다. 이같은 상황이 국내 지사 실적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2%, 14% 감소한 577억원, 574억을 기록했다. 하지만 본사에 송금한 배당금은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723억원으로 늘었다. 배당성향은 147%였다. 직원수는 2016년 말 기준 전년 대비 100명 이상 줄어든 1639명으로 나타났다.

PC업체로 유명한 델에 인수되며 지난해 9월 델 테크놀로지스에 편입된 스토리지 기업 EMC(현 델 EMC)의 한국법인 역시 전년 동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한국EMC는 지난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1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델의 인수합병(M&A) 발표 이후 리스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도 11% 감소한 85억원, 당기순이익은 57%나 감소한 44억원에 머물렀다. 직원수는 전년과 비교해 30여명 줄어든 434명으로 집계됐다.

EMC와 함께 국내 스토리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했다. 효성인포메이션은 미국 히타치데이타시스템(HDS)와 ㈜효성이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합작법인이다.

효성은 지난해 전년 대비 4% 늘어난 226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7% 감소한 62억원, 당기순이익은 69% 줄어든 28억원 수준이다. 직원수는 전년과 비교해 20여명 줄어든 240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독일계 SW 기업 SAP코리아도 지난해 약 7% 늘어난 33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SW 매출이 30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약 5억8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7억원, 42억원이었다. 직원수는 388명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SAP 측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라이선스 지급 수수료를 16억3770만원 과대 계상해 전기 오류 수정이익으로 당기 이익을 계상했다”고 공시했다.

이밖에 3D 컴퓨터설계프로그램(CAD) 기업인 다쏘시스템코리아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13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쏘시스템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각각 69%, 89% 감소한 7억1686만원, 4억1889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에는 173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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