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방위 확산 ‘챗봇’…도입 목적은 제각각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해 4월 ‘챗봇’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이후 1년여 만에 금융권에 전 방위적 챗봇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챗봇은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금융업권 전역으로 퍼지고 있으며 O2O 마케팅과 맞물려 유통업종에도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현재 은행, 보험에서 시작된 도메인이 쇼핑, 의료, 공공으로 확대 중이어서 관련 업체들도 들썩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챗봇 도입을 위한 기술검증(PoC) 검토를 진행 중이며 국민은행도 챗봇 도입을 검토 중이다. 증권업계에선 대신증권이 관련 사업을 발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은행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챗봇 도입 사업은 보험권의 적극적인 도입과 증권, 카드사들의 도입 검토 등을 금융권 전 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사의 챗봇 도입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스마트 금융부서와 고객대응부서에서 요구하는 사안에 따라 달라진다. 머니브레인 장세영 대표는 “스마트금융부서에선 조회, 계좌이체 등에 챗봇을 도입하려 하고 있으며 고객센터부서에서는 고객응대 부분에 사업을 발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경우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같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출발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본인가 획득 전부터 챗봇을 활용한 고객응대 전략을 발표한바 있으며 이에 시중은행들이 챗봇 도입을 서두르면서 사업이 전개됐다.
NH농협은행이 카카오톡 기반의 ‘금융봇’을 처음 선보인 이후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 등이 챗봇 서비스 상용화에 나섰다. 이들 은행들은 주로 고객대응 서비스에 챗봇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 간단한 고객응대는 챗봇으로 대응하고 전문 지식과 사람의 직접 응대가 필요한 분야에 인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챗봇 활용이 가장 활발한 곳은 보험업권이다. 보험업권에선 대고객 서비스뿐만 아니라 내부 서비스에도 챗봇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기본적으로 대고객 서비스보다 내부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챗봇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의 특성 상 한번 가입한 이후 보험사와 고객 간 대화는 거의 없는 편이다. 따라서 고객에 대한 응대보다는 내부적인 업무 효율성을 위해 챗봇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암보험 가입요건을 질의한다던지 언더라이팅 과정에서 승인을 챗봇을 통해 진행하는 방법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대고객 서비스에도 챗봇 도입 필요성은 제기된다. 독립보험대리점(GA)의 경우 보험약관동의를 위해 녹취를 하는데 길게는 30분 내외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챗봇을 통해 동의여부를 확인하고 녹취하는 기술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챗봇 업계 관계자는 “넓게는 음성 ARS에도 챗봇이 도입될 수 있다. 챗봇이 반드시 텍스트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상호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자동화를 접목하는 것이 챗봇”이라고 설명했다.
실손보험 처리를 위해 고객이 각종 서류 등을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어 문자로 보내는 방식이최근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챗봇을 활용해 챗봇 상에서 문서를 스캔, 사진을 찍어 접수하는 프로세스 구현도 검토되고 있는 서비스 중 하나다.
카드업계의 경우 신한카드 등이 챗봇 도입여부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업계는 카드추천 시스템에 챗봇 도입을 검토 중이다. 자체 고객정보와 스크래핑 기술을 통해 얻은 고객집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카드 추천 부분에 챗봇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증권업계에선 주가 정보 제공, 증권 콜센터 등에 챗봇 도입 움직임이 거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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