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신입이 게임 프로젝트 주도"…컴투스의 파격 실험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업계에 입사 문턱을 낮춘 ‘열린 채용’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한발 더 나아가 파격을 제시한 업체가 있어 주목된다. 이 회사는 갓 들어온 신입 사원들에게 게임 프로젝트를 맡긴다. 얼마 전 출시까지 했다. 컴투스(com2us.com 대표 송병준) 얘기다.
컴투스가 지난 21일 출시한 캐주얼 역할수행게임(RPG) ‘던전 딜리버리’는 신입 사원이 초기 기획부터 글로벌 출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한 프로젝트다. 개발 직군으로 들어간 신입 사원 10명 미만이 참여했다.
게임업계가 연공서열보다 능력 위주로 인재를 평가하고 프로젝트를 맡기는 게 익숙하다지만 신입 사원에게 프로젝트 기획부터 출시까지 할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은 흔치 않다. 물론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선배 멘토는 있다. 그러나 신입 사원 입장에서 보면 회사가 ‘맨땅에 헤딩’을 장려한 셈이다.
이에 대해 컴투스 측은 “기획 단계부터 개발의 모든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라며 “게임 개발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경험하면서 역량 있는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구글플레이 등 앱마켓 순위에 따르면 던전 딜리버리는 출시 후 시장에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예상했던 일이기도 하다. 애초 매출 목표가 없었다. 신입 사원들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에 컴투스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나왔지만 ‘인디 게임’이나 다름없다. 물론 예상치 못한 성과를 거둔다면 좋은 일이다.
컴투스 측은 던전 딜리버리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여부에 대해 “신입 사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NGDC(Next Game Design Center)의 첫 시도”라며 “NGDC를 진행하면서 앞으로 고민해볼 부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던전 딜리버리는 던전에 있는 용사들에게 포션(물약)을 배달하는 게임이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단계가 높아질수록 몬스터들을 피해 포션을 배달하기가 어려워진다. 유적지를 탐험하는 도굴 모드, 원하는 물품을 제작하는 공방, 예전에 만났던 용사들을 관리하는 단골 관리 등의 부가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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