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발 新 OLED 공장 건설…투자액 10조↑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투자(CAPEX)가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신공장 건설을 감안하면 내년까지 13조~16조원 가량이 예상된다. 지난해 9조4000억원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수치를 한 차례 더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2015년 기준으로 4조8000억원대 투자가 집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껑충 올라선 셈이다.
1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결정할 수 있던 원동력은 애플 차세대 아이폰(가칭 아이폰7S 프로·아이폰8)이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한 덕분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탕정 ‘A3’ 6세대(1500×1850㎜) 생산라인에서 월 3만장의 플렉시블 OLED 패널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스마트폰 양대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에 공급되는 OLED 물량을 모두 감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10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가 이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플렉시블 OLED 공급을 위해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정리와 함께 신규 팹(Fab) 건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0조원 이상의 중소형 OLED 투자 계획을 바탕으로 이르면 내달부터 애플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신공장 건설을 위한 기반 작업을 아산탕정디스플레이시티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곳은 기존에 주차장 부지로 활용되던 곳으로 ‘A4’ 혹은 ‘A5(가칭)’ 생산라인으로 불릴 예정이다.
이 같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움직임은 1억대에 달하는 애플 아이폰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이미 ‘L7-1’을 비롯해 ‘L6’ LCD 생산라인 정리를 결정한 상태에서 중소형 OLED로의 전환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출시될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 공급을 결정하면서 A3 팹의 최종완성형인 신규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생산능력은 ‘A2’ 월 3만6000장을 더해 6만6000장이지만 L7-1 생산라인(A3E, 혹은 A4)을 플렉시블 OLED로 갈아타는 중이고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월 3만~4만5000장이 추가된다. 이 경우 내년까지 생산할 수 있는 플렉시블 OLED는 월 9만6000장~11만1000장이다.
애플 아이폰7S 프로는 5.8인치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할 계획이다. 전량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며 갤럭시S8과 마찬가지로 내로우(Narrow, 위아래 공간이 조금 남아있는 디자인) 베젤(화면 테두리)을 통해 0.2~0.3인치 정도 화면크기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해상도는 2000×1125, 417인치당픽셀수(PPI)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내년 이후다. 애플은 애초 삼성디스플레이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주문하면서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양’을 내밀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10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3년 납품을 요구했고 애플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내년에는 적어도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JDI) 등 세컨드티어(추가 공급 업체)가 진입하기를 원하지만 진입하더라도 많은 물량을 할당받기가 어렵고 현실적으로 70% 가량의 수율을 유지하면서 1억대에 달하는 플렉시블 OLED를 공급받으려면 삼성디스플레이 외에는 대안이 없다.
연간 애플이 아이폰으로 소비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양은 2억5000만장에서 2억7000만장에 달한다. 이 가운데 1억장을 플렉시블 OLED에 할당한다는 것은 전체 모델의 약 40% 가량을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7S 프로가 담당하게 된다는 의미다.
◆국내 장비 업계도 웃음, 中 사드 영향은 제한적=2012년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설비투자는 5조7000억원대(2013년)→3조7000억원대(2014년)→4조8000억원대(2015년)→9조4000억원대(2016년)로 2014년 이후 뚜렷한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올해 10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는 대부분 장비에 집중되어 있고 애플이 플렉시블 OLED를 채용한 아이폰을 올해 1종, 내년에는 2종, 이후에는 전 모델에 걸쳐 하방전개를 시도할 것이 분명해서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가 적어도 2019년까지는 80%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가 3년 계약을 내민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미 휘어지지 않는 리지드(Rigid·평판) 팹에 대한 감가상각이 올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A2 5.5세대(1300×1500㎜)를 시작으로 A3 6세대 생산라인도 이르면 2019년에 감가상각이 끝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부터 6세대 플렉시블 OLED 패널에 대한 감가상각비 부담이 절반 정도여서 경쟁사가 진입하더라도 충분히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다음 폼팩터, 예컨대 폴더블 OLED로 넘어갈 수 있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3년 정도다. 업계에서는 폴더블 OLED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 2019년에나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플렉시블 OLED가 잘 나가는데 굳이 폴더블 OLED로 넘어갈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더불어 김태웅 삼성디스플레이 수석도 “2019년에 폴더블 OLED의 등장에 동감한다. 리지드(Rigid·평판) OLED 대중화에 10년이 걸렸고 플렉시블이나 라운드 OLED도 마찬가지 시간이 필요했다”며 “폴더블 OLED는 2019년에 만 10년이 되고 이 시간이면 거의 기술이 성숙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점이 되면 플렉시블 OLED는 프리미엄보다는 중저가 모델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 물량까지 소화하려면 추가로 ‘A4’, 혹은 ‘A5’와 같은 완전히 새로운 신규 팹 건설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10조원 설비투자에 대한 낙수효과는 국내 장비 업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리지드보다는 플렉시블로 바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입장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같은 정치적 이슈로 인해 국내 장비 업계의 낙수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사드 영향이 실제로 있고 국내 장비 업체가 피부로 느끼는 감정도 이전과 다른 것으로 안다”면서도 “문제는 얼마나 길게 갈 것이냐다. 현재는 판매자 우선 시장이어서 구입하려는 중국이 급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플렉시블 OLED로 추격해야 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에게 정치적인 논리가 낄 자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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