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들어간 한국오라클, “클라우드는 안 팔리고…”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오라클이 2018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6월을 전후해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사업부와 미들웨어 사업부를 합치면서 관련 사업부 인력의 30~40%를 감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들웨어 사업 부진에 따른 조정이다. 최근 사활을 걸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오라클은 최근 사업부 조정에 따른 감원에 들어갔다. 정확한 인력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DB와 미들웨어 사업부를 합치면서 관련 인력의 약 30% 가량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조직체계에선 크게 DB와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3개 부서로 나눠져 있었으나, 웹와 WAS(웹애플리케이션서버) 등을 판매하는 미들웨어 사업 부진에 따라 2개 부서를 합쳤다.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사업 전환에 따라 최근에는 하드웨어가 포함된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DB, 미들웨어 등을 클라우드 형태로 판매하는 서비스형 플랫폼(PaaS), 인적관리와 마케팅 등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으로 구분한 매트릭스 조직도 존재한다. 오라클 본사 차원에서도 직원들에게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판매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팔면, 사실상 기존 SW 매출이 줄어드는 카니발리제이션(자기 잠식)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전사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에 올인하고 있지만,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기존 SW는 물론 클라우드 사업 실적도 좋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오라클은 현재 전세계 DBMS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최대 SW 기업 중 하나다. 한국 역시 DB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픈소스 DB를 비롯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여러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점차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 한국에선 티맥스소프트의 티베로 등 국산 DB 등이 공공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윈백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는 지난해 코스콤에 이어 최근 경찰청의 DB를 기존 오라클에서 자사 제품으로 교체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전환에 따라 오라클의 DBMS사업은 크게 위협받고 있는 모양새다.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강자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의 자체 DB 서비스인 ‘아마존 오로라’ 등을 출시하면서 오라클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가트너의 클라우드 인프라(IaaS) 부문 매직 쿼드런트에서도 오라클은 여전히 메이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가트너 측은 “최근 오라클이 출시한 2세대 IaaS는 가장 필수적인 최소한의 기능만 포함돼 있으며, 파트너 생태계가 막 구축되기 시작한 상태이기 때문에 오라클 엔지니어링팀의 직접적인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며 “때문에 오라클의 영업 전략에 주의하고, 마케팅 이면의 현실에 대해 직시할 필요하 있다”고 평가했다.
더군다나 AWS나 MS, IBM 등 경쟁사들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적극 영업에 나서고 있지만, 오라클은 국내 인프라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오라클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OCM)과 같이 고객 데이터센터 내 퍼블릭 클라우드 형태를 구축해주는 제품이 있지만, 한국에선 거의 팔리지 않았다. 최근 한 국내 대학이 이 제품의 도입을 검토했지만, 최종 선택하진 않았다. 오라클이 DB 영역에서 구축한 독점적 이미지가 클라우드 서비스로도 이어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라클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밀면서, 오히려 고객 이탈이 늘어나고 있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로 가게 되면, 오라클로의 종속(Lock-in)이 더 심해진다는 인식이 많다”고 지적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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