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571돌 한글날…오지 vs 파이브지 vs 5세대 통신, 무엇이 맞을까

윤상호
- ICT시대, 언어 변화 불가피…성찰 통한 사회적 공감 바탕 돼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10월9일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일제강점기 1926년 ‘가갸날’이 시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지는 올해로 571돌이다. 한글날을 맞아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한글을 홀대하는 분위기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가 높다. 세계화 시대 피할 수 없는 현상임을 얘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기술 이름은 해외에서 들어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을 ‘오지’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그래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 사업 비중이 크다보니 영어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액은 76조7093억원 국내 비중은 11.1%다. LG전자는 상반기 국내에서 8조937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30.6%다. 양사 임직원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이다.

삼성전자는 “사업을 하다보면 한국에서 명칭과 외국에서 명칭이 다르면 혼선이 생길 수 있고 그런 면에서 불가피하게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명칭을 쓰게 된다”라며 “임직원 사이에 소통을 할 때도 영문으로 돼 있으면 바로바로 되지만 한글로 돼 있으면 이를 설명해야 해 효율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조직명은 사외보다는 사내 구성원이 명확하게 소통하기 위한 채널이다. 임직원이 명확한 역할을 바로 알 수 있도록 사업조직(BD: Business Division) 기능조직(FD: Function Division)으로 지칭하고 있다”라며 “제품명의 경우에도 하나의 통일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영어를 많이 쓰게 된다”라고 전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주로 국내에서 사업을 한다. 하지만 업이 영어 사용 빈도를 높인다. 통신 기술은 거의 외국 기업이 원조다.

SK텔레콤은 “기술과 관련된 얘기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 불가피하게 원어 사용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라며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처럼 한자어와 영어가 모두 일상화 된 것 같이 영어로 된 통신용어가 익숙해진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KT는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이나 서비스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용어의 부재가 한 원인”이라며 “외국기업과 협력 과정에서 용어의 표준화가 필요한 것도 이유”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전문용어는 어쩔 수 없지만 고객이 직접 접하는 상품은 쉬운 말로 바꾸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고객 중심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한편 언어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과거 한자어처럼 현재 영어가 한글에 녹아드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다만 무분별한 흡수보다 한글에 대한 자부심과 공감에 대한 노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앙대학교 다빈치교양대학 오창은 교수는 “언어가 변하고 변화를 통해 언어가 풍부해지는 것은 사회적 현상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며 “그러나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그 언어를 받아들였을 때 사회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