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2박3일 SW 코딩 캠프가 60만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소프트웨어(SW) 창의 캠프 2박3일에 57만원”
내년부터 초·중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SW 교육 의무화로 코딩 사교육 시장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했던대로다.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에 편승한 코딩 사교육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작 교육 당국에서는 점검 체계가 미비해 실효성 있는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내년부터 도입되는 SW 교육에 월 수십만원대의 과도한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 내년부터 현행 선택 과목인 ‘정보’ 교과를 필수 과목으로 전환하고 SW 중심으로 내용을 개편해 34시간 이상 수업을 받는다.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5~6학년 ‘실과’ 과목에서 SW 기초 소양을 17시간 이상 받아야 한다.
문제는 새롭게 도입되는 SW 교육에 대한 불안감과 경쟁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코딩 사교육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아부터 초·중학생까지 타깃으로 한 코딩 사교육은 비용이 고액이다. 국어, 수학, 영어와 같은 주지교과에 이어 또 다른 사교육 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박경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여름에는 방학을 맞아 관련 사교육 업계에서 고액의 코딩 캠프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졌다. ‘체험형’을 앞세운 코딩 캠프들은 2박 3일 과정에 60만원에 육박하는 고액의 프로그램이 대다수였다. 유아를 대상으로 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도 토요일 하루 3시간 수업에 월 30만원에 달했다.
‘대치동 최초 어린이 코딩 학원’을 타이틀로 내세워 광고한 A 학원의 경우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수업을 토·일요일 오전 10시부터 개설하고 있어 과도한 코딩 선행교육 열풍이 조장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경미 의원은 “SW 교육이 필수화 된 것은 또 하나의 주입·암기식 교과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인 컴퓨팅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와 같이 유아와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도한 코딩 선행교육 프로그램들은 공교육의 출발점에서 또 다른 교육 격차가 생길 수 있다”며 우려했다.
최근 만난 한 외국계 IT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더 이상 대치동 학원 다녀서 점수를 잘 받아 좋은 대학가서 스펙 쌓은 인재는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며 “포스트 밀레니얼(post-Millennial) 세대인 ‘Z세대’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기존의 교육 방식으로는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코딩 교육이 지향하는 바는 컴퓨팅적 논리적 사고를 키우기 위함이지, 코딩을 잘하는 개발자 양성이 목적은 아니다. 당초 SW 교육 의무화가 추진된 것은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IT업계를 주름잡는 인재를 길러내자는 취지였다.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기르기 위해 SW 교육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는 결국 사교육 열풍으로 이어져, 아이들에게 또 다른 짐이 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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