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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햇, “오픈스택 성공 비결? 업스트림 우선 정책 때문”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 오픈스택 재단에서 발표한 사용자 설문조사를 보면, 오픈스택 상용 배포판(유료) 중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레드햇이다. 레드햇은 지난 2013년부터 ‘레드햇 오픈스택 플랫폼(RHOSP)’를 제공하고 있다.

레드햇 자체 판매(28%)를 비롯해,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이를 제공 중인 델 EMC, 시스코 등 타 벤더의 시장 점유율까지 합치면 무려 54%를 점유하고 있다. 레드햇이 오픈스택 진영에서 이같은 성공을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닉 바셋 레드햇 본사 오픈스택 제품관리 총괄 이사
닉 바셋 레드햇 본사 오픈스택 제품관리 총괄 이사
이와 관련, 레드햇 포럼 서울 행사를 위해 방한한 닉 바셋 레드햇 본사 오픈스택 제품관리 총괄 이사<사진>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강력한 업스트림 우선(Upstream first) 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픈소스를 소비하는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커뮤니티다. 레드햇의 경우, 경쟁사와는 달리 커뮤니티에서 소비되는 업스트림 버전에 기여해, 상용 배포 버전에 적용된 기능 개선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오픈스택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던 많은 기업들이 최근 자취를 감췄다.

그는 “피스톤(시스코에 인수)이나 미란티스, HPE 등 많은 업체들이 오픈스택 배포판을 제공했지만, 동일하게 큰 실수를 한 것이 상용 고객을 위한 버전만 만든 것”이라며 “이는 마치 금융부채를 안고 가는 것과 비슷해, 가져다 쓰기는 쉽지만 상환은 어렵다”고 비유했다.

배포판만 만들어 놓고, 벤더가 이에 대한 기술 지원을 계속 제공하지 않으면, 결국 이는 도퇴될 수 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운영은 여러 아이디어가 모여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그는 이어 “이중 한 곳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면서 오픈스택 인력이 대거 떠났고, 벤더 자체 기술에 록인(lock-in)된 고객은 고스란히 그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덧붙였다.

배석한 한국레드햇 최원영 이사도 “이같은 현상은 리눅스가 처음 나왔던 때와 똑같다”며 “많은 리눅스 배포판 업체들이 생겨났지만, 당시 이들도 소스 구축만 하고 업스트림(커뮤니티) 버전에는 기여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상호 배포판을 만든 이후에도 커뮤니티 버전을 지속적으로 고치고, 벤더 간 상호인증 등을 통해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레드햇은 오픈스택 활용 고객의 혁신을 위해 새로운 지원 정책도 계속해서 마련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발표한 DCI(Distributed Continuous Integration)다. 이는 새 버전을 공식 릴리즈하기 전에 고객 및 파트너사에게 미리 보내 버그 발견 등 잠재적인 이슈를 일 단위 테스트를 통해 찾아내고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잦은 오픈스택 버전 업그레이드(6개월) 등으로 불편을 느끼고 있는 고객에 장기간의 제품수명주기 모델(Long Life)도 제공한다. 물론 새롭게 출시되는 기능을 빨리 활용하기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숏라이프(Short life) 버전도 있다. 숏라이프 버전은 매 6개월마다 새로운 버전을 내놓고 1년 간 서비스를 제공한다.

롱라이프 버전의 경우, 업그레이드 숫자를 줄여 안정성을 중요하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는 18개월마다 한번 버전이 발표되고, 기본적으로 3년의 서비스 지원을 제공한다. 이후 2년까지 연장 계약이 가능하다. 이 모델은 ‘뉴튼’ 기반의 RHOSP 10버전부터 적용됐다. 다음 출시되는 롱라이프 버전은 ‘퀸스’ 기반의 13이다.

한편 현재 레드햇 오픈스택 배포판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모바일 엣지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텔레포니카와 버라이존과 같은 통신사가 주요 고객이다. 통신사의 경우 퍼블릭 혹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통해 그들의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를 제공하는 한편, 네트워크 가상화 등의 신기술에도 오픈스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롯데정보통신과 KBS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KBS의 경우, 해외로 방송되는 콘텐츠의 자막시스템을 오픈스택 기반으로 구축했으며, 롯데정보통신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이를 퍼블릭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하고 있다.

레드햇은 조만간 ‘RHOSP 12’ 버전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오픈스택 ‘파이크’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12 버전에선 각 기능(컴포넌트)이 독립적인 컨테이너 형태로 출시된다. 또, 새 파일시스템을 적용하는 세프 스토리지 3.0 버전이 지원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오픈스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이지만,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는 방대한 양의 서적이 비치돼 있어 누구나 모든 책을 읽을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수 있진 않은 것과 비슷한 셈이다.

그는 “레드햇은 오픈스택 구축 및 운영을 위해 필요한 역량과 지식을 갖춘 팀을 운영하고 있어, 시간 및 비용 효율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며 “특히 한단계 더 나아가 오픈스택 운영에 대해선 알고 싶지 않고, 필요할 때 사용만 하고 싶다는 고객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 모델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레드햇의 오픈스택팀은 수백명에 달한다.

그는 이어 “향후에는 모든 제품의 컨테이너화, 관리 단순화, 고객 니즈에 맞게 클라우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리눅스를 근간으로 커뮤니티를 중요시하는 철학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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