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왜 나눠쓰나?”…‘타이달스케일’의 역발상
-‘하이퍼커널’ 기술 통해 CPU·메모리 등 서버 자원 통합, 머신러닝으로 필요한 용량 산정
-첫 해외지사 한국에 설립, 삼성·SK하이닉스 등 韓 반도체 기업과 협력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18년 전 VM웨어가 만들어낸 가상화 이후 가장 큰 기술적 진보”
5년 전 미국에서 설립된 ‘소프트웨어(SW) 정의 서버’ 기업인 타이달스케일을 두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한 평가다.
18년전 VM웨어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하이퍼바이저’라는 가상화 기술을 통해 컴퓨팅 자원을 쪼개어 쓰는 것이 그동안 하드웨어(HW) 업계의 트렌드였다면, 타이달스케일은 이를 완전히 뒤집는 솔루션을 지난해 상용화하면서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본격적인 영업은 올해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첫 해외 진출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타이달스케일은 프리BSD를 기반으로 한 ‘하이퍼커널(Hyperkernel)’이라는 역 하이퍼바이저(Inverse Hypervisor) 기술을 통해 CPU나 메모리, 스토리지와 같은 서버 구성 요소를 통합, 하나의 단일 시스템처럼 사용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하이퍼커널은 하이퍼바이저와 마찬가지로 HW와 게스트 운영체제(OS)사이에 위치하면서, 특허 받은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움직이는 가상CPU와 메모리를 마이크로 초 단위로 최적화한다. 자체 설계한 10G 기반 네트워크 인터커넥트를 통해 이를 필요한 곳으로 빠르게 이동시킨다.
1U 2소켓의 저렴한 x86 서버를 ‘하이퍼커널’로 합쳐 하나의 큰 가상머신(VM)으로 만든다. 현재는 최대 64대의 물리적 서버까지 합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성능컴퓨팅(HPC)이나 데이터베이스(DB)와 같이 큰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저렴한 비용으로 구동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이와 관련, 최근 방한한 데이브 페레티 본사 영업총괄 부사장은<사진 왼쪽>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장 기본이 되는 1U 2소켓 서버를 갖고 빠르고 쉽고, 저렴하게 하나의 큰 서버를 만드는 셈”이라며 “특히 HW자원이 추가되더라도 기존의 애플리케이션이나 OS 수정이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가상화의 경우, 가상머신(VM)의 크기가 HW의 사양을 넘지 못했으며 HW를 추가하더라도 VM을 더 크게 만들지 못했다”며 “하지만 타이탈스케일의 경우 HW가 추가되면 더 큰 VM을 만들 수 있어 단 5분만에 필요한 자원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이달스케일은 자사 기술이 데이터센터에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과 스토리지(SDS)를 이어 데이터센터의 마지막 퍼즐이 되겠다는 설명이다.
제이먼 보웬 타이달스케일 세일즈 엔지니어링 총괄 전무<사진 오른쪽>는 “창업자인 아이크 나시 박사가 과거 SAP 최고과학자를 맡으면서 늘 하던 고민이 인메모리 DB을 구현할 때 더 큰 메모리에 저렴한 비용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넣을 수 있을까였다”며 “결국 이러한 고민이 타이달스케일의 창업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실제 본사 테스트랩에서 진행된 실험을 보면 SAP 하나에서 기존 솔루션 대비 성능이 3.5배 빨라졌으며, R에선 2.4배가 늘었다.
현재 제조와 통신, 금융 등 다수의 기업이 타이탈스케일의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클라우드 기업의 관심도 높다. 오라클의 경우, 큰 서버를 사용하길 원하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에 타이탈스케일의 솔루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최대 500코어, 50TB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25노드를 묶어서 슈퍼컴퓨터급의 처리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현재 일반 사용자용 API로 제공하진 않고 있다.
보웬 전무는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EC2의 경우, 최대로 제공할 수 있는 HW 스펙이 60코어에 2TB”라며 “하지만 타이탈스케일을 통해 수백 코어에 수백TB까지 제공하며 선형적인 처리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이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들이 있는 한국에 첫 해외지사를 설립한 만큼 이들과의 협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이미 삼성벤처투자의 펀딩도 받았다.
보웬 전무는 “화이트박스 서버만 뜯어봐도 총 비용 중 70%에 달하는 핵심부품을 모두 한국기업들이 만들고 있다”며 “메모리를 묶어주는 기술이 강점인 타이달스케일과 협력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삼성전자의 메모리 마케팅팀과 자주 미팅을 가지고 있다.
페레티 부사장은 “기술적으로 선두에 있는 한국에서의 영업을 통해 활용사례를 만들고, 데이터센터를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한국의 메모리, SSD 강자와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센터 혁신을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년에는 윈도OS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자동으로 서버 용량을 줄이는 것을 이음새 없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출범한 한국지사는 맵알테크놀로지스, 삼성전자 등에서 근무한 박운영씨가 맡았다. 향후 18개월 내 2배로 한국 조직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까지 4명, 내년까지는 10명의 직원을 충원할 계획이다.
박운영 타이달스케일코리아 지사장은 “내부에서는 ‘SW정의서버’ 업체보다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바로 오늘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업체’라고 스스로를 정의한다”며 “향후 서버의 정의, 데이터센터의 미래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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