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XR’에 매료된 퀄컴…5G 시대 통합의 힘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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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스냅드래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인공지능(AI)은 물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넘어선 확장현실(XR)에 5세대(5G) 이동통신을 결합한 시스템온칩(SoC)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갈고 닦은 ‘통합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미국 하와이 그랜드와일레아호텔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을 통해 퀄컴은 신형 AP ‘스냅드래곤 845’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특히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의 3중주를 바탕으로 스마트 기기뿐 아니라 PC 생태계까지 공략할 것임을 밝혔다.
스냅드래곤 845 설계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플랫폼이다. 헤테로지니어스(이기종컴퓨팅)로 AI와 XR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 운영체제(OS) 사용이 가능한 것도 이 덕분이다. AP 미세공정은 삼성전자 2세대 10나노(Low Power Plus, LPP)를 사용한다. 모든 부분에 걸쳐 개선이 이뤄졌지만, 특히 2MB 공유 L3 캐시메모리와 3MB 시스템 캐시메모리를 통해 전반적인 성능을 한층 끌어올렸다.
AP·CPU와 같은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캐시 용량 확대는 아키텍처 변화보다 미세공정 개선으로 얻는 이득이 더 많을 때 쓰인다. 인텔이나 AMD, IBM 등이 모두 이런 방식을 택했다. 바꿔 말하면 퀄컴의 AP 아키텍처는 내년에 극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으며, 스냅드래곤 845에서 늘어난 캐시메모리는 한꺼번에 밀려드는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냅드래곤 845를 장착한 레퍼런스 스마트폰도 선보였다. 이는 각 스마트폰 업체에 AP가 공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스냅드래곤 835’가 1월을 전후해 비슷한 스케줄을 밟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1개월 이상이 더 빠른 셈이다. 이에 따라 안드로이드폰 업체의 플래그십 모델의 출시도 앞당겨질 공산이 크다. 스냅드래곤 835와 845가 거의 동시에 개발이 시작됐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5G는 내년부터 지원할 듯=개발자 지원도 한층 폭이 넓어졌다. 구글 텐서플로우, 페이스북 카페/카페2와 같은 AI용 프레임워크와 함께 텐서플로우 라이트, 오픈 뉴럴 네트워크 익스체인지(ONNX), CNTK, Mx넷, 구글 안드로이드 NN 애플리케이션개발환경(API)과 호환된다. 퀄컴 스냅드래곤 뉴럴 프로세싱 엔진(NPE)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도구(SDK)를 제공해 개발자가 손쉽게 원하는 AI용 프레임워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SoC 차원에서는 내년에 5G 모뎀칩이 통합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냅드래곤 845의 경우 ‘X20 롱텀에볼루션(LTE)’이 사용됐으며 1.2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갖췄다. LTE 카테고리 18에 해당되며 이 영역은 ‘LTE 어드밴스드 프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5G 시대 이전까지 가장 폭넓게 사용될 모뎀칩이라고 봐야 한다.
이미 퀄컴은 5G 스마트폰 레퍼런스 디자인도 설계를 마쳤다. 가로 76㎜×세로 157.25㎜×두께 9.7㎜가 기본이다. 현재 삼성전자, 애플 등에서 내놓는 간파 스마트폰의 두께가 8㎜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기와 무게가 다소 늘어났다고 봐야 한다. 이는 5G가 밀리미터파(mmWave)를 포함해 다양한 대역(Band)을 사용하기 때문이며 무선(RF) 프론트엔드(Front end, 기지국으로부터 신호를 받는 가장 첫 구역)가 제품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퀄컴은 AI와 XR 판 키우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우선 AI는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와 손을 잡았다. 자연어 처리 역량과 AI를 결합한 ‘듀어(Duer)’ OS에서 스냅드래곤을 활용하기로 한 것. XR의 경우 단순히 헤드마운트유닛(HMD)을 머리에 쓰고 고개만 갸웃거리는 게 아니라 손발과 온몸을 움직이면서도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넘나들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퀄컴 스냅드래곤 845를 장착한 PC는 내년 상반기부터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총괄부사장은 “현재까지 120개 이상의 스마트폰이 스냅드래곤 835를 장착해 시장에 나왔다. 언제나 혁신은 스냅드래곤으로부터 시작했으며 이제는 PC가 그 영역”이라며 “20시간 이상의 배터리 성능을 기존의 PC 환경에서 그대로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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