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色 스마트폰 ‘두뇌’ 경쟁…미세공정 개선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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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11 바이오닉’에 이어 퀄컴 ‘스냅드래곤 845’이 공개된 가운데 내년 초에 선보일 삼성전자 ‘엑시노스 9810(코드명 로체)’ 등 스마트폰 주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업체의 미세공정이 모두 10나노를 사용하게 됐다. 내년부터 7나노 미세공정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AP 시장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94억달러(약 10조24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업체별 시장점유율은 퀄컴 42%, 미디어텍과 애플이 각각 18%, 기타가 22%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 조사에서 퀄컴은 39%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으나 ‘스냅드래곤 820·835’가 시장에 연착륙하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내년부터는 각 AP 업체의 미세공정 전략에 차이를 보이면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삼성전자는 2세대 10나노(Low Power Plus, LPP)를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에 제공한 다음, 8나노 LPP를 곧바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달리 애플은 TSMC로부터 7나노 미세공정을 제공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달리 TSMC는 10나노를 징검다리로 여기고 7나노로 직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원가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무리해서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 노광(露光) 기술을 적용하기보다는, 검증된 이머전(Immersion, 액침) 불화아르곤(ArF) 노광 기술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더블(DPT)이나 쿼드러플패터닝(QPT)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EUV 노광 기술을 처음부터 적용한다. 문제는 퀄컴과 8나노까지는 협력이 확실시되지만 이후부터는 TSMC로 무게추가 이동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의 AP 설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AP 업체 관계자는 “애플은 어차피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만 AP를 사용하고 모뎀칩을 별도로 쓰는 전략이어서 S램과 같은 캐시메모리 용량은 줄이고 자체 설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을 강화할 방침이다”라며 “퀄컴은 범용 AP에 더 가깝고 삼성전자와 설계가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두 업체끼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스냅드래곤 845는 10나노 LPE에서 10나노 LPP로 아주 큰 미세공정 변화가 없었음에도 퀄컴은 2MB L3, 3MB 시스템 캐시메모리를 확보하는 설계를 적용했다. 캐시메모리의 증가는 일반적으로 아키텍처가 극적으로 바뀌기 전에 미세공정에 여유가 있을 때 주로 시도하는 방법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한동안 IP(설계자산) 재설계를 도입했으나 스냅드래곤 835부터는 ARM 아키텍처를 거의 그대로 쓰고 있으며, 이런 부분은 삼성전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모뎀칩도 삼성전자가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어서 양사의 설계 차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에서만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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