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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 어땠나?...반도체, 4차 산업혁명, 연말엔 가상화폐 테마로 후끈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국내 증시가 지난 12월 28일을 끝으로 2017년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국내 증시는 반도체,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IT주가 주목을 받았다. 가상화폐(암호화폐)는 연말 코스닥 상승을 잠재울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검토할 정도로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1월 3일 2557포인트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한 해가 됐다. 코스닥지수는 상장 기업 수 증가로 시가총액이 전년 말 대비 40.3% 증가한 28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피는 삼성전자 등 IT 대형주가 주도했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은 160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8조원 증가했는데, 이 증가분 중 25.3%가 삼성전자 몫이었다. 올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전년 대비 75조5000억원 상승한 329조원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에 휘말리면서 위기설이 감돌았지만, 여전히 코스피에서 삼성전자가 가지는 영향력은 막강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IT 관련주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역시 올초부터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며 국내 증시 상승에 기여했다. 또한 코스닥 시장에선 중국 패널업체들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를 납품하는 중견업체들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2분기부터는 국내외 증시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IT주가 주목을 받으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AI(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과 연계된 종목 찾기가 분주해졌다. 이에 따라 AI 등을 마케팅 수단으로 내세운 종목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연말 가상화폐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4분기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코스닥지수는 잠시 주춤했다. 이 가운데, 가상화폐와 관련된 종목이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가상화폐 투기 논란이 번지는 과정에서도, 코스닥 시장 내 가상화폐 관련주가 가격제한폭인 30% 가까이 폭등하는 등의 현상이 심심찮게 일어났다. 결국 올해 마지막 장인 12월28일,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검토라는 카드를 꺼내들어 가상화폐 관련주가 폭락하는 모양새로 한 해가 마무리됐다.

한편, 지난 28일 오후 3시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지원)는 부산 본사(BIFC)에서 ‘2017년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식’을 개최하고 국내 증시 폐장을 선언했다. 한국거래소 정지원 이사장은 “올해 북핵 리스크, 보호무역주의 등 여러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신정부 출범 기대감과 경기회복 기조에 따라 자본시장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측은 “코스피 지수가 주요 기업들의 실적호조로 박스피(Boxpi)를 탈출해 2500선을 넘었으며, 시가총액은 1600조원을, ETF 자산총액은 34조원을 돌파하는 등 증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코스닥, 코넥스 및 KRX 스타트업시장(KSM)의 모험자본 공급기능 강화를 통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ETF선물 및 미니금(100g) 등 신상품을 상장해 저금리 기조에 대응하는 다양한 자산관리 수요를 충족했다”고 올해를 평가했다.

◆ IT주와 4차 산업혁명 이슈가 주목받았던 2017년 = 올해는 IT와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주목을 받았다.

올해 1분기, 코스닥지수는 주춤했으나, 코스피지수는 상승세였다. 국정농단 이슈가 불거졌음에도, 삼성전자가 선방한 2016년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메모리 및 디스플레이 등의 IT 부품 사업이 호조세를 보여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2분기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상승세였다. 이는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 요소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월 미국 재무부가 환율 보고서를 발표하고, 5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 우파의 마크롱이 당선되며 극우 정당 집권 우려가 해소된 점 등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쳤다.

아울러 세계증시가 경기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 IT 관련주가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선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사업으로 다각화를 도모하는 업체들의 늘어났다. 4차 산업혁명이 국내 증시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 상장사들이 마케팅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아이템을 무리하게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일각에선 기술력의 실체가 없다는 비판이 일어나기도 했다.

6월 이후 미국 나스닥의 기술주 고평가 논란으로 국내 IT주의 상승 기조가 둔화되기도 했으나, 국내에서 19대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가 상승했다.

3분기엔 북한 핵실험 등 악재가 반영돼 국내 증시가 부진했다. 3분기 코스피지수는 주춤하고 코스닥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가계 부채 종합대책과 법인세율 인상 및 미국과 북한의 대치 등의 대외 변수가 악재로 작용했다.

4분기엔 다시 국내 증시가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11월3일 2557포인트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코스닥은 4분기 들어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큰 상승세를 보였으나, 연말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이 아닌 가상화폐 거래소로 몰려 코스닥 상승세가 둔화되기도 했다.

◆ 코스피지수, 삼성전자 등 IT 대형주 건재 과시 = 코스피지수는 올해 마지막 장인 지난 28일 2467포인트를 기록하며 한 해 동안 21.8% 올랐다. 2467포인트는 연간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이며, 상승률 21.8%도 지난 2009년 이후 최대로 상승한 수치다.

2017년 장중 최고점은 지난 11월3일 기록한 2557포인트이며, 최저점은 올해 첫 장이었던 지난 1월2일 기록한 2026포인트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3000억원으로 2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대형주가 주도했다. 특히 전기전자, 금융, 화학 등 실적개선세가 부각된 대형 경기민감주가 두드러졌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은 1606조원으로 전년(1308조원) 대비 298조원 증가했다. 대형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1253조원으로 전체의 78.0%를 차지한다. 대형주 비중은 전년 대비 0.9%포인트 증가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 비중은 각각 1.5%포인트, 0.6%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분 298조원 중 25.3%는 삼성전자 몫이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29조원이며, 전년 대비 75조5000억원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정치적 이슈에 휩싸이면서 위기설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함을 증명해냈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의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각각 5조3300억원, 3억4000만주였다. 거래대금은 작년 4조5200억원 대비 17.9% 증가했다. 거래량은 전년 3억8000만주에서 9.0% 감소했다. 이는 올해 코스피가 대형주 중심으로 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코스피의 산업별 지수(21개) 중 의약품, 전기전자, 증권 등 16개 업종지수는 상승하고 종이목재, 전기가스 등 5개 업종지수는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개선 및 수출증가 등으로 전기전자 등 대형 수출주 강세였던 반면, 실적부담 업종은 약세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외국인 순매수, 기관 및 개인 순매도 추세는 이어졌다. 외국인은 2016년 11조3000억원, 올해 6조5000억원씩 2년 연속 순매수하며 시장상승을 주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4년, 9년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금융업, 서비스업, 화학 업종 중심으로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전기전자업종, 운수장비 중심으로 개인은 금융업, 서비스업 중심으로 순매도했다.

개인은 올해 순매도세였으나, 전기전자업종에서만큼은 1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전기전자업종에서 각각 7조5000억원, 2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코스피에 신규상장한 기업 수는 전년 18개에서 21개로 늘었다. 신규상장 기업의 공모금액 규모도 4조3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올랐다. 이 규모는 2010년 8조7000억원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올해 롯데,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이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하면서 분할 재상장이 활성화되는 등의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 코스닥, 카카오 코스피 이전상장에도 불구 시가총액 사상 최대치 기록 = 올해 코스닥지수와 코스닥 시가총액은 798.42포인트와 28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년 말 대비 26.4% 상승했으며, 시가총액은 전년 말 대비 40.3% 상승했다. 올해 12월 28일 기준 지수와 시가총액은 모두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올해 코스닥 시가총액 2위였던 카카오가 이전상장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치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닥에 신규상장한 기업 수는 총 99개이며, 올해 코스닥의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각각 8.7%, 5.9% 증가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6683억원, 3조1282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1조7958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대선 이후 630~680포인트에 머물렀으나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추진과 연기금 투자 확대 기대감으로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했다”며 “작년 대비 감소하던 일평균거래대금은 10월 이후 코스닥지수 상승과 더불어 증가해 11∼12월간 6조원 수준을 기록했다”고 올해를 돌아봤다.

올해 코스닥지수는 지난 11월24일 장중 한 때 8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쾌속질주했다. 연말 들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인기가 치솟으며,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올해 마지막 장인 12월28일 종가 798.42포인트를 기록하며 연중최고치로 마감하는 한 해가 됐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7개 기업이 제약·바이오 업종이었으며,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이 전체에서 21%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코스닥시장본부는 “2015년 급등 이후 조정을 보였던 제약·바이오 업종은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신약에 대한 임상개발 활발해지고, 정부의 장려정책이 뒷받침되며 코스닥시장 주도업종으로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도 IT주는 시가총액 비중이 35%에 육박할 정도로 여전한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올해 시가총액 비중 수치는 다소 하락했다. 올해 IT주의 비중은 34.8%였는데 이는 전년 IT주 비중 35.8%보다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또한 세부 분야별로 반도체주는 전년 10.5%에서 올해 9.5%로, IT부품주는 전년 6.9%에서 올해 6.5%로, 인터넷주는 전년 3.1%에서 올해 0.4%로, 소프트웨어주는 전년 3.6%에서 올해 2.9%로 각각 하락했다. 디지털콘텐츠 관련주만 전년 3.4%에서 4.8%로 올랐다. 이는 제약·바이오 업종 상승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비중은 올해 22.9%로, 전년(21%) 대비 1.9%포인트 올랐다.

한편, 코스닥 우량주로 구성된 코스닥150 지수는 연간 51.0% 상승하며, 코스닥지수 수익률 26.4% 대비 24.6%의 초과수익을 달성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코스닥150 지수를 기초로 하는 ETF 종목들의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137% 증가했으며, 지수선물 계약수도 143%급증해 코스닥시장에 대한 효율적 투자 및 헤지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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