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CES2018] 다시 찾은 TV 본연의 길…AI·화질·기술 ‘격전’

윤상호
- UHD, 4년 만에 8K로 진화…마이크로LED TV, 올레드TV 대결 예고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TV가 돌아왔다. 정보통신기술(ICT) 진화에 ‘바보상자’로 전락했던 TV다. TV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인공지능(AI) ▲화질 ▲기술 등 TV 본연의 가치가 재부상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8’이 진행 중이다. 오랜만에 관람객의 발길이 TV에 머무르고 있다. 잠시 멈췄던 TV의 혁신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주도한다. 일본은 부활했다. 중국은 추격의 고삐를 죄었다.

음성인식 AI 비서가 필수로 부상했다. 인터넷을 연결하는 스마트TV때와 유사한 흐름이다.

음성인식은 TV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말하면 TV가 알아듣는다. 삼성전자와 구글, 아마존의 대결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AI ‘빅스비’를 내장했다.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하이얼 등 나머지 한국 일본 중국 업체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로 갈렸다. 음성인식과 AI 고도화는 데이터 싸움이다. 이용자가 많을 수록 잘 알아듣고 똑똑하게 행동한다. AI 스피커로 시작한 데이터 입수 통로를 TV로 확대했다. AI 비서는 스마트홈의 집사다. 집사를 잘 둬야 집이 잘 굴러간다.

승부처 역시 데이터다.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12년 연속 세계 TV 1위가 확실시된다. 점유율은 20%선. 고가TV 점유율은 더 높다. AI를 고가TV 위주로 탑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AI 점유율은 빅스비 어시스턴트 아마존 순이 유력하다. 변수는 각각의 장점. 빅스비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도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도 6년 연속 1위가 확정적이다. 어시스턴트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에 내장했다. 검색은 구글이 세계적 주도권을 쥐고 있다. 알렉사는 높은 지명도와 AI 스피커 및 서비스에 강점을 가졌다. 다만 AI가 TV 구매의 기준이 될지는 미지수다. AI의 적은 내부에 있다. 리모컨이다. 이용자는 리모컨에 말을 하는 것보다 리모컨을 누르는 사용자경험(UX)에 익숙하다.

화질과 기술 경쟁은 지키려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를 대신하려는 업체의 전쟁이다. 높은 화질과 기술 우위는 고가TV 경쟁의 핵심이다. 고가TV를 잡으면 전체 TV는 따라온다.

TV업체가 초고화질(UHD)TV를 본격적으로 밀기 시작한 때는 2014년. 4년 만에 화질이 2배로 올라간 ‘8K’ TV가 시장 진입을 타진했다. 8K는 UHD를 세분화한 기준. 이전 UHD는 고화질(풀HD)의 4배 해상도다. 4K로 지칭한다. 8K는 4K의 4배다. 화소수 증가는 TV의 대형화가 원인이다. 같은 해상도로 화면이 커지면 화소도 커져 오히려 시청 경험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삼성전자는 8K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TV를 선보였다. 저화질 영상을 AI가 8K로 업스케일링 해준다. 소니는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를 시연했다. 화질은 패널 공급사 물량의 영향을 받는다. 소니를 시작으로 LG전자 등 올레드 진영의 8K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독자화질칩 ‘알파9’을 도입했다. 발광다이오드(LED)TV쪽에선 가격과 효율 탓에 사라졌던 로컬디밍이 살아났다. 로컬디밍은 영상에 따라 백라이트를 부분적으로 켰다 끄는 기술이다.

HDR(High Dynamic Range) 등 콘텐츠를 화면이 아닌 직접 보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시도도 끝이 없다. HDR은 밝고 어두움을 보다 세밀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다. TV쪽 표준은 ‘HDR10’이다. HDR10은 기본. 업계는 그 이상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 중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가 만든 ‘HDR10플러스’ 동맹군을 확대한다. 20세기폭스 파나소닉에 이어 워너브라더스가 가세했다. 돌비의 ‘돌비비전’ 등이 경쟁자다.

올레드TV로 끝난 줄 알았던 기술은 마이크로LED로 판이 커졌다. LED 자체가 빛을 낸다. 화소가 빛을 내면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액정표시장치(LCD)TV 보다 얇게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 ‘더 월’을 공개했다. 146인치다. 모듈 구조여서 레고처럼 모듈을 결합 크기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주문 생산 방식으로 연내 시판 예정이다. 자발광의 강점으로 QLED TV를 견제한 것이 올레드TV다. 마이크로LED TV의 진화 속도에 따라 올레드TV가 위협을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대표는 “마이크로LED TV는 크기에선 이점이 있지만 비용과 생산성에 의문이 있다”며 “해상도를 높이려면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TV 진영 최대 공급사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은 “양산이 가능한 수율에 왔으니 양산을 하는 것”이라며 “생각보다 빨리 확산할 수 있다”라고 맞받았다.

<라스베이거스(미국)=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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