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후방 산업 균형 시험대…불확실성 줄이기(종합)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2017년 연간으로 매출액 239조5754억원, 영업이익 53조645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세 번 연속으로 분기 최대실적이다. 연간으로도 마찬가지. 환율이나 원자재,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고 볼 수 있으나, 애초 시장의 눈높이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잘 나가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디스플레이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기 황색불이 들어왔으며 경쟁 심화와 함께 원가부담 증가, 새로운 시장 개화가 늦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후방산업과 전방산업을 모두 아우르는 삼성전자는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하기 어렵다. 여러 차례 플랫폼을 구축해 서비스를 얹어 부가가치를 높이려고 시도했으나 여전히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도 답답하다.
지난해 장치 산업 위주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설비투자(CAPEX)가 대폭 증가했지만, 올해는 축소가 확실시된다. 대규모 선제투자는 전방산업에서 확실한 시장이 만들어졌을 때 가능하다.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과 반응을 확인했다는 점은 소득이다. 애플 아이폰 텐(X)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을 선뜻 내어놓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실패로 결론 내려지는 모양새다.
이는 애플에 플렉시블 OLED를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폴더블폰으로 전환점을 모색하려는 삼성전자 IT&모바일커뮤니케이션(IM) 부문에도 부담이다. 이미 TV와 스마트폰은 양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시장이 없으면 물건을 내다가 팔아도 손해다.
두루뭉술하게 방법이나 전략을 설명하기보다 ‘노력하겠다’, ‘차별화하겠다’, ‘극복하겠다’ 등으로 언급한 사업과 다르게 반도체는 구체적인 목표와 수치가 제법 나왔다. 우선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한 낸드플래시 공급과잉으로 인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일축했다. 각 업체가 64단 3D 낸드의 양산에 나서더라도 다양한 응용처와 수요가 많아 단기간 내에 공급 증가는 어렵다는 견해다. 담아두고,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확실히 늘어났으므로 수요 기초여건(펀더멘털·fundamental)이 지속한다는 것.
올해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시장이 40%이고 삼성전자도 같은 수준이 예상된다. 걱정이 훨씬 덜한 D램의 경우 시장이 20% 정도다. 지난 4분기 시장의 비트그로스가 한 자릿수 초반 감소하는 등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과 수요의 증가는 제한적인 공급 상황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원동력이다. 비트그로스가 20%라면 사실상 만들어내는 대로 시장이 모두 수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삼성전자의 전사실적이 계속해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전방산업이 걱정이 덜한 후방산업과 적절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호조로 깜짝실적을 거듭한 바 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방산업이 당분간 양보다는 질로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 후방산업은 활로 개척을 위한 제품을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그래야 부품원가(BOM)를 맞추며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불확실성 줄이기가 최대 과제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식을 50대 1로 액면분할 하기로 했다. 주식 액면가는 5000원. 액면분할 후 액면가는 100원이 된다. 덧붙여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만1500원 종류주 1주당 2만1550원을 현금배당도 결정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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