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장애에 취약한 데이터센터... 과연 '초연결사회 핵심 인프라' 자격있나?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현대사회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IDC) 장애가 최근 잇따르면서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IDC는 서버, 네트워크 등 기업의 IT인프라를 운영, 관리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다.
IDC에 장애가 발생하면 인터넷 뱅킹부터 온라인 쇼핑, CCTV, 게임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대부분 서비스가 중단되는 만큼 피해가 크다. IDC 고객사는 일반 기업이지만, 기업의 최종 사용자는 개인이기 때문에 기업 브랜드 및 서비스 신뢰 하락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핵심 기술을 실행되는 기반 인프라(클라우드)로 각광받으며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KT 강남 IDC의 전력 공급 문제로 입주사들의 홈페이지와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엔씨소프트, 배달의 민족, SBS아카데미컴퓨터아트학원 등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강남IDC를 통해 서비스되는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리니지M’는 무려 5시간50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사용자들의 항의가 잇달았다.
정확한 장애 원인이 파악되지 않아 구체적인 보상은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KT는 지난 2015년 IDC 임대 상품인 ‘올레 비즈 코로케이션’의 서비스 장애 발생 보장 기준을 100% SLA로 올린다고 발표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강화한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00% SLA는 1초라도 장애가 발생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업체별 계약에 따라 1~3개월의 서비스 비용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내용이다.
KT와 같은 대형 데이터센터의 경우 안전적으로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를 필수로 운영하고 있다. UPS는 정전과 같이 전원공급이 끊길 때도 일정 시간 동안 정상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 시스템이나 냉방, 네트워크 회선, 수·배전까지 이중화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마도 최종적으로 시스템에 전원을 공급하는 UPS나 발전기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애 범위나 시간 등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IDC 장애는 업계를 불문하고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해 5월에는 NHN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IDC에 장애가 발생하며 페이코와 티켓링크, 한게임, 벅스 등 계열사들이 서비스 중단 상태를 겪었다.
최근 몇 년 간 가장 큰 규모의 IDC 장애로 꼽히는 곳이 삼성SDS다. 지난 2013년 삼성SDS의 과천 IDC에 화재가 발생하며 삼성생명, 삼성카드 등 삼성금융계열사에 피해가 컸다.
클라우드 서비스로 가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경우 태풍 시즌이 되면 유독 민감해진다. 지난 몇년 간 이로 인한 AWS IDC 내 정전이 발생하면서 장애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기업 입장에선 IDC 장애가 발생해도 AWS에서 이를 복구할 때까지 손쓸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AWS에선 이같은 피해 방지를 위해 다른 지역에 위치한 타 IDC(AWS 용어로는 AZ)로의 이중화를 강조한다. 2015년 KT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던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역시 IDC의 네트워크 장애로 결제업무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IDC 업계는 “지속적인 디지털 데이터량의 증가와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이슈로 IDC는 점차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한번 장애가 발생되면 그 피해는 클 수 밖에 없다”며 “UPS나 비상발전기와 같은 비상공급장치는 물론 IDC인프라관리(DCIM)를 활용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IDC관리에 AI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도 출시되고 있다. 장애가 발생하면 단순히 알람을 주는 수준을 넘어 장애 징후를 미리 감지하는 사전 예방적 솔루션도 등장했다. 이와 함께 IDC 이용 기업 역시 장애가 발생해도 타 인프라로 무중단 이전이 가능한 아키텍처 재설계 등 지속적 가용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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