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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무제한’ vs SKT ‘무약정’, 요금경쟁 맞불…KT ‘고심’

윤상호
- SKT·LGU+, 비슷비슷 대신 각사 장점 극대화…업계, 정부발 자율경쟁 ‘점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유플러스가 땐 불에 SK텔레콤도 땔감을 보탰다. SK텔레콤이 꺼낸 카드는 ‘약정을 하지 않는 사람도 혜택’이다. 이전과는 다른 경쟁 양상이다. 비슷한 전략으로 물을 타는 것이 아닌 우리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아직 대응책을 내놓지 않은 KT는 고심에 빠졌다.

5일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약정제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무약정 가입자 혜택 신설 ▲선택약정할인반환금 개선이 골자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23일 롱텀에볼루션(LTE) 속도 용량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집토끼, LG유플러스는 집토끼·산토끼 모두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의 ‘무약정 플랜’은 SK텔레콤을 쓰기만 하면 기기변경 또는 요금납부에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준다. 선택약정할인반환금은 SK텔레콤을 유지하기만 하면 내지 않아도 된다. 무약정 플랜 신청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는 월 8만8000원이다. 나눠쓸 수 있는 데이터는 40GB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017년 기준 7.5GB. 4인 가족 기준 1명만 이 요금제를 쓰면 나머지는 음성통화 무제한 최저 요금제인 월 3만2890원 요금제를 써도 추가 부담이 없다.

SK텔레콤은 통신 3사 중 가입자가 제일 많다. 점유율 기반 신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국내 이동통신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무약정 고객에 대한 혜택 제공에 따른 매출 손실은 기회비용인 셈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가입자 대비 LTE 주파수 여유가 크다. 무선통신은 주파수 총량과 사용자 규모에 따라 품질이 반비례한다. 3사가 같은 투자와 운용능력을 보유한다면 LG유플러스가 품질 경쟁에선 유리한 고지에 있다.

같은 이유로 SK텔레콤은 품질 경쟁을 벌이긴 부담스럽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와 주파수 총량은 같지만 가입자가 많다. LG유플러스는 매출 감소를 감내하기 쉽지 않다. LG유플러스는 매출액도 3사 중 가장 적다. 서로 다른 전략으로 가입자 유치와 방어에 나선 이유다.

양쪽 사이에 낀 KT는 고민에 빠졌다. SK텔레콤과 같은 차를 타기도, LG유플러스와 같은 차를 타기도 망설여진다. KT의 가입자는 2등, LTE 주파수 총량은 3등이다. 매출액은 2위다.

KT는 SK텔레콤에 대한 대응책에 관해 “고객 혜택을 줄 수 있는 요금제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LG유플러스 때도 그랬다.

한편 통신사의 요금 경쟁은 정부의 보편요금제 대응 성격이 짙다. 정부는 법안으로 보편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통신사의 자율경쟁 점화가 정부의 인위적 요금인하를 막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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