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누구’나 사용하는 AI시대 활짝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누구(NUGU)'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스피커 형태의 국내 AI 시장을 개척하더니 휴대폰, 내비게이션, 셋톱박스 등 다양한 형태, 서비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누구'는 2016년 8월 첫 선을 보였다. 친구나 연인, 가족, 비서 등 고객이 원하는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서비스 명칭이 '누구'로 결정됐다. 음성, 문자, 데이터가 주 수익원인 SK텔레콤은 그동안 정체된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골몰해왔다. 통신서비스 매출만으로는 변화하는 시대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그렇다고 ‘누구’가 급조돼 나온 서비스 모델은 아니다. 2011년 SK텔레콤은 자연어 처리와 동영상 분석과 관련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했고 수년간의 연구 끝에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나온 핵심기술과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이 결합돼 나온 서비스가 바로 '누구'다.

'누구' 첫 모델은 원통형 모양의 스피커였다. 생김새가 그렇다보니 음악 서비스가 중심이 됐고, 날씨나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기존 스피커형 모델을 소형화한 '누구 미니'를 시작으로 내비게이션 'T맵X누구', 스마트시계 '준X누구'에 이어 올해 초에는 IPTV 셋톱박스인 'BtvX누구'까지 출시되며 끊임없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월 이용자가 300만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에 200만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가파른 이용률 증가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연내 이용자 500만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의 원동력은 자연어 처리 기술의 완성도다. 여기에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확보하며 AI 서비스 완성도도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독보적 1위인 T맵에 '누구'를 접목한 것이 '신의 한수'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데이터의 60% 정도가 T맵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 AI 서비스 특성상 이용자의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고도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SK텔레콤은 호출어 오인식 수준을 기존 대비 25% 수준으로 줄이고 인식률은 97%로 상향했다. 인식률이 낮으면 이용할 이유가 없다.

SK텔레콤은 향후 '누구'의 행선지로 감성대화 영역을 지목하고 있다. 기기를 사람처럼 인식하는 흐름에 맞춰 언어처리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누구'를 처음 선보일때 목표했던 영화 '허(Her)'에 나오는 감성적 AI 로봇과의 같은 모습이 궁극적으로 '누구'가 지향하는 목적지이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기기를 사람처럼 인식해 감성대화를 하는 빈도가 생각보다 높다”며 “아이들 세대는 적응력이 높고 20~30대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어 AI가 보편화 되는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