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주 52시간 근무제

윤상호
- 인건비, 기업경영 상수 아닌 변수…기회 모색 계기 삼아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상장사가 2017년 사업보고서를 공개했다. KT는 작년 1조7993억2300만원을 직원에게 지급했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은 8000만원이다. KT의 직원은 2만3871명이다. 연간 급여 총액은 SK텔레콤의 3.8배 LG유플러스의 2.7배다. 직원 수는 SK텔레콤의 5.3배 LG유플러스의 2.7배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KT가 실적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주문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와 최저 임금 상승이 기업 경영환경을 악화하는 요인이라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KT는 2013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기준 매출액 17조9370억원 영업이익 3450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실적은 빅배스(Big Bath)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2014년 KT는 8300여명의 직원을 잘랐다. 2014년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7조4358억원과 7195억원이다. 상장 후 처음으로 배당을 하지 못했다. 201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9424억원과 863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급증했지만 매출이 줄었다.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289억원과 1조596억원이다. 2017년 17조3413억원과 9521억원이다.

2017년 영업이익은 2013년의 2.8배지만 매출액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고용을 축소해 이익은 늘렸지만 회사는 성장하지 못한 셈이다. 고용을 유지하고 다른 기회를 모색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사실 KT 경영의 최대 리스크는 최고경영자(CEO)에 있다. 민영화 한지 오래지만 연임에 성공한 CEO가 임기를 마친 적이 없다. 대통령이 바뀌면 KT CEO 하마평이 나온다. 임기가 남은 CEO와 회사는 낭설이라고 주장하지만 비리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고 CEO는 사퇴한다. 전임 남중수 전 대표와 이석채 전 대표가 그랬다. 현 황창규 대표도 경찰 조사 중이다. CEO가 바뀌면 경영방향도 바뀐다. 조직은 조직대로 눈치를 살피고 구성원간 갈등은 끝이 없다.

주 52시간 근무와 최저 임금도 마찬가지다. 인건비는 기업 경영의 변수긴 하지만 상수는 아니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기용하고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경영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른 수건을 짜서 얻는 실적은 일시적이다. 일자리가 늘어나면 새로운 소비도 발생한다. 새 기회의 영역이 생긴다는 뜻이다. 근무시간과 임금에 대한 기업의 반발은 과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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