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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데이터 무제한, ‘6만원대→4만원대’…업계·소비자, 영향은?

윤상호
- 소비자, 데이터 사용 진입장벽 완화…SKT·LGU+, 추격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허들을 6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낮췄다. 30일 ‘데이터온(ON)’ 요금제를 신설했다. ▲톡(월 4만9000원) ▲비디오(월 6만9000원) ▲프리미엄(월 8만9000원) 3종이다. 용량 제한 대신 속도 제한을 선택하는 구조다. 기본 제공 용량 이상 데이터에 대해 ▲톡 최대 1Mbps ▲비디오 최대 5Mbps ▲프리리엄 무제한을 보장한다. 또 ‘LTE 베이직’ 요금제를 출시했다. 음성통화 무제한 데이터 월 1GB를 담았다. 월 3만3000원이다. KT 박현진 유무선사업본부장은 “기존 요금제보다 새 요금제 조건이 좋기 때문에 상당수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 요금제 출시 전 KT의 주력 LTE 요금제는 ‘LTE 데이터 선택’이다. ▲데이터선택32.8(월 3만2890원) ▲데이터선택38.3(월 3만8390원) ▲데이터선택43.8(월 4만3890원) ▲데이터선택49.3(월 4만9390원) ▲데이터선택54.8(월 5만4890원) ▲데이터선택65.8(월 6만5890원) ▲데이터선택76.8(월 7만6890원) ▲데이터선택87.8(월 8만7890원) ▲데이터선택109(월 10만9890원) 9종이다. 속도 제한은 있지만 용량 걱정없이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는 데이터선택65.8부터다.

새 요금제는 가계통신비 절감 관점에서 도움이 될까. 데이터선택38.3 가입자는 무조건 LTE 베이직으로 바꿔야 한다. 같은 데이터 제공량에 5390원 저렴하다. 데이터선택32.8 가입자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월 110원 비싼 대신 700MB 데이터가 늘어난다. 데이터선택43.8 이용자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들은 월 2GB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월 5110원을 들여 데이터온톡으로 갈 것인지 월 1만890원을 아끼고 LTE 베이직 제한으로 갈지 선택이다. 무선랜(WiFi, 와이파이)를 찾아다니는 수고와 요금의 교환이다. 수고를 택한다면 요금을 절감할 수 있고 편함을 택하면 요금을 더 내면 된다.

데이터선택49.3과 데이터선택 54.8은 데이터온톡으로 갈아타야한다. 용량 제한도 없고 각각 월 390원과 5890원을 아낄 수 있다. 데이터선택65.8은 갈림길이다. 데이터온비디오는 월 110원 비싸고 데이터온톡은 월 1만6890원 싸다. 데이터를 스마트폰이 아닌 노트북(테더링) 또는 태블릿(셰어링) 등으로 활용했다면 데이터온비디오가, 스마트폰에서만 썼다면 데이터온톡으로 가는 편이 유리하다.

데이터선택76.8과 데이터선택87.8은 데이터온비디오로 가는 것이 현명하다. 데이터온프리미엄으로 갈 이유는 단말보험 정도다. 단말보험 혜택을 유지하고 싶다면 데이터온프리미엄, 아니라면 데이터온비디오면 충분하다. 데이터선택109는 데이터온프리미엄으로 내려가야 호갱이 아니다.

KT는 이 요금제로 어떤 이득을 거둘 수 있을까. 고객의 데이터 이용에 대한 불안감을 낮출 수 있다. 불안감 하락은 데이터 이용량 증가로 돌아온다. ‘데이터 이용량 증가=요금제 상향’이다. 장기적 관점의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통신사는 작년 선택약정할인율 확대로 ARPU 하락세다. KT도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ARPU는 3만2993원이다. 2분기 연속 떨어졌다.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70%에 달한다. KT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ARPU를 전년대비 한 자릿수대 중반 하락을 점쳤다. 데이터온톡은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하면 월 3만6750원이다. ARPU 전망을 새롭게 쓸 수 있다.

다만 데이터선택65.8 이상 가입자가 데이터온톡으로 내려올 수 있는 점은 위험요소다. 멤버십과 결합할인 차등 등 부가 혜택으로 하향을 막는 설계를 하긴 했다. 또 테더링과 데이터셰어링 제한, 최대 속도 1Mbps라는 안전장치를 걸었다. 이 안전장치는 데이터 폭증에 따른 투자비 상승 부담을 더는 역할도 한다. LTE 베이직은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를 감안하면 남는 장사다.

국내 통신시장은 요금 인상이 불가능한 구조다. 새 요금제 출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사가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고육책이다. 데이터 무제한 시대 개막과 자율적 요금 경쟁이라는 명분도 있다.

한편 4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등을 떼밀 전망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선 속도 제한 없는 8만원대 요금제보다 속도 제한 있는 4만원대 요금제가 더 아프다. 속도 제한 없는 요금제는 SK텔레콤이 감당하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주파수 여유분과 가입자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요금이 비쌌던 점도 즉각 대응 필요성을 감쇄했다. 하지만 데이터온톡은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격차가 크다. 조만간 비슷한 요금제 출시가 점쳐진다. LG유플러스도 외면하기 힘들다. 지향점이 다르지만 구색을 갖춰야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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