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머크 신임 대표 전략 들어보니…OLED 새판짜기?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글렌 영 한국머크 대표<사진>가 26일 서울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창립 350주년을 맞아 회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설명하고 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글렌 대표는 전임 미하엘 그룬트 대표에 이어 지난해 10월 1일 부임했다. 한국 법인의 매출 50% 이상이 디스플레이·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 기능성 소재에서 발생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와 같은 주요 고객사의 내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머크는 액정표시장치(LCD)를 비롯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한국에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 등으로 인해 국내 관련 업황의 부진으로 지난해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이에 대해 글렌 대표는 “기능성 소재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으나 자세히 (실적을) 들여다보면 각 사업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라며 “물론 디스플레이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으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CD·OLED·첨단소재 등을 나누지 않고 디스플레이 솔루션으로 묶어 포괄적인 지원과 대응을 펼치겠다는 말까지 했다.

일각에서는 머크가 이달 중국 상하이에 OLED 테크놀로지 센터를 여는 등 디스플레이 투자의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글렌 대표는 “OLED 사업의 중심을 중국으로 옮기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대한 고객사와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며 보안 유지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머크 전사에서 기능성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생명과학(38%)이나 헬스케어(46%)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전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이 중국, 한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대형·중소형을 가리지 않고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위상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머크의 디스플레이 사업에 있어서 핵심이 되는 인물은 미하엘 그룬트 전 한국머크 대표다. 그는 임기를 마친 후 본사의 OLED&퀀텀닷(QD·양자점) 소재 대표로 승진했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에서 OLED, 특히 대형 OLED·QLED 사업을 어떻게 전개하느냐에 따라 한국머크의 전략과 투자 방향성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글렌 대표의 경우 한국 사업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본사와의 긴밀한 소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머크 대표로 부임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본사에 나가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머크는 창립 350주년을 맞아 7월 중순 독일 담스타드에서 노벨상 수상자 5명 등 35명의 세계적인 과학자들로 연사로 꾸려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과학기술의 미래를 조망하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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