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상승세 이어갈까… ‘전통 오피스 대체’ vs ‘대기업 입주해야’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공유오피스(코워킹스페이스)가 기업의 중요한 사무 공간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월 서울 내 2곳에 불과했던 코워킹스페이스는 2018년 5월 기준 약 3년 만에 51곳으로 증가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코워킹스페이스 업체 위워크는 오는 10월 종각역 인근에 10호점을 낸다. 국내 업체 패스트파이브는 연내 20호점까지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두 업체 모두 최근 2~3년 동안 폭발적으로 세를 불린 셈이다.
코워킹스페이스는 큰 공간을 임대해 사무공간으로 분할 임대하는 사업 모델을 뜻한다. 직원 1인당 30만원~40만원 수준 비용을 지불하고 입주한다. 인원이 적고 초기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주요 이용자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외국계 한국지사나 대기업 태스크포스(TF)가 한 층 전체를 임대하는 경우도 속속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 사무실을 코워킹스페이스가 대체할 것인지, 틈새시장 공략에 머무를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임정욱)는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코워킹스페이스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하고, 업계 전문가들을 초대해 사업 전망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지난 2년 동안 코워킹스페이스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강남을 시작으로 서울 전역으로 퍼지는 상태”라며 “정부 무료 공간에 입주했던 스타트업들이 성장 단계에 들어서면 코워킹스페이스를 본격 성장 발판으로 삼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패스트파이브 박지웅 공동대표에 설명에 따르면, 코워킹스페이스의 성장 동력은 크게 3가지다. ▲부동산 개발 방식이 땅을 매입해 건물을 짓는 ‘업스트림’에서, 이미 존재하는 건물 가치를 올리는 ‘다운스트림’으로 바뀌었다는 점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으로 젊은 창업자와 50인 이하 소기업이 늘어났다는 점 ▲파티션이 있는 90년대 사무실에서 캐주얼한 개방형 사무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는 점이 유행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 수요를 만족시켰다는 것이다.
이날 패스트파이브 김대일 공동대표는 “현재 업에 있다 보니 바이어스(편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스타트업 붐과 무관하게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 변하면서 전통적인 오피스 개념도 바뀌고 있다고 본다”며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10년 후 테헤란로 전체 오피스 20% 정도는 코워킹스페이스가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코워킹스페이스가 니치마켓(틈새시장)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앞으로는 오피스 대체제가 돼 새로운 영역으로 커질 것”이라며 “로켓 성장하는 스타트업보다 향후 SI(System Integration) 업체 등 가리지 않고 모든 비즈니스 법인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반면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는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이 대표는 “사무용 부동산 시장은 수급 관점에서 돌아갈 수 밖에 없는데, 강남 판교 지역 빌딩 공급이 과거 3~4년 대비 훨씬 줄어들었다”며 “특히 코워킹스페이스들이 타깃으로 하는 A그레이드 건물 공실률이 낮아져, 이들이 내세우는 ‘가성비’를 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표는 코워킹스페이스 입주가 제조업, 유통업, 정부기관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기엔 제한적이라고 봤다. 그는 “정부기관을 예로 들면, 보안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다른 회사와 공간을 쓴다는 것 자체가 익숙치 않다”며 “코워킹스페이스가 경제적인 효익 있다고 해도 문화적인 이질감 때문에 IT(정보기술)서비스 만큼 다른 업종으로 확산이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위워크 역시 강남에선 잘되지만 강북에선 공실률이 높아, 대형면적을 사용하는 고객사를 공략해 공실을 금방 채웠지만 마케팅 대비 성적표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며 “만약 대기업, 제조업, 유통 금융 콜센터 등 업종으로 입주사 확장이 가능하다면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종환 김기사컴퍼니 공동대표도 플로어에서 의견을 보탰다. 박 대표는 지난 19일 경기도 판교에 스타트업을 위한 공유오피스 ‘워크앤올’을 개소했다. 그는 “김기사를 하면서 5년 동안 사무실을 3군데 옮겼는데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사무실 구하는 것, 사람 구하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기술 개발은 쉬운 편, 그런 부분을 줄여주는 역할을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판교만큼 창업하기 좋은 도시가 없지만, 임대료가 너무 비싸 공실이 공유 오피스가 들어서기 어려웠다”며 “현재 판교에는 네이버, 카카오 등 생태계로 치면 육식동물만 많아, 상위층 회사 뿐만 아니라 아래층을 형성할 수 있는 초식동물 공간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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