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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폰부터 가성비폰까지, 노치 원조 ‘나’…‘아이폰XR’에 담긴 애플의 속내는?

윤상호
- 중국 등 LCD로 원가 낮춘 ‘카피캣’ 견제…700달러 이상 시장 대응 강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이 3종의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아이폰X(10)S ▲아이폰XS맥스 ▲아이폰XR이다. 고가 시장을 세분화 해 전방위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그 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프리미엄폰을 모두 사정권에 뒀다. 애플의 공격적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각)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회 ‘게더 라운드’를 개최했다.

이날 애플은 ▲아이폰XS ▲아이폰XS맥스 ▲아이폰XR을 발표했다. 가격은 ▲아이폰XS 999달러(약 113만원) ▲아이폰XS맥스 1099달러(약 124만원) ▲아이폰XR 749달러(약 85만원)부터다. 아이폰X는 단종했다. 아이폰XS는 아이폰X의 후계기다. 아이폰XS는 대화면 공략용, 아이폰XR은 중국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업체 견제용이다.

아이폰XS와 아이폰XS맥스는 각각 5.8인치와 6.6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후면 카메라는 1200만화소 듀얼이다. 아이폰XR은 6.1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다. 후면 카메라는 1200만화소 싱글이다.

아이폰XS는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 아이폰XS맥스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비견된다.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한 손에 잡히는 느낌을 중요시하는 이에겐 전자를, 큰 화면을 선호하는 이에겐 후자를 추천한다. 애플은 아이오에스(iOS)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OS의 맹주라는 점이 다르다. 애플은 독식이다. 삼성전자는 갈라먹어야 한다. 애플이 유리한 위치다. 애플 소비자는 삼성전자 소비자에 비해 충성도도 높다. 삼성전자에 비해 애플이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플 생태계도 균열이 생겼다. 가격 저항이 생겼다. 안드로이드 완성도 상향은 삼성전자 외 업체의 수준을 올렸다. 이들은 삼성전자 못지않은 기능 담은 제품을 다소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 이른바 가성비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플도 위협이다.

이전처럼 화면 크기가 아닌 부품을 바꿔 가격을 내린 아이폰XR이 등장한 배경이다. 중국 등 후발주자는 아이폰X 디자인에 OLED 대신 LCD를 써 가격을 내렸다. 아이폰XR과 같다. 애플이 그들처럼 만들고 비슷한 가격에 판다면 소비자가 굳이 애플을 따라한 제품을 구입할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 올 상반기 출시한 LG전자 ‘G7씽큐’ 출고가는 89만8700원이다. 노치 디자인 6.1인치 LCD 화면이다. 아이폰XR과 흡사하다. 세금 등을 감안해도 아이폰XR 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 다른 업체 제품도 대동소이하다.

일반폰 때 삼성전자 '엔트리 프리미엄폰' 전략을 취했다. 중저가폰에 프리미엄폰 가치를 얹어 가격을 더 받았다. 모토로라 등을 제치는데 일조했다. 아이폰XR은 이 전략의 변형이다. 프리미엄폰에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가격 인하 요인을 넣었다. '프리미엄 엔트리폰' 전략이다. 카피캣 견제와 프리미엄폰 시장 확대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한편 애플이 경쟁사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점은 제품수명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기 때문이다. 이번엔 ‘아이폰8’과 ‘아이폰7’을 각각 중가폰으로 가져간다. 가격은 각각 599달러(약 68만원)와 449달러(약 51만원)부터다. 아이폰7은 2016년 첫 선을 보였다. 중가부터 고가까지 애플의 포위망이 만만치 않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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