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애플, 집토끼 ‘아이폰XS’·산토끼 ‘아이폰XR’…프리미엄폰 세분화, 업계 영향은?

윤상호
- 노치 디자인 수용 업체 ‘비상’…아이폰XR, 중국 판매량 따라 업계 ‘요동’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이 지난 12일(현지시각) 스마트폰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아이폰X(10)S ▲아이폰XS맥스 ▲아이폰XR이다. 애플 신제품은 관심의 대상이다. 애플의 신제품은 시장을 만들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시계 활성화를 이끌었다. 이번도 화제가 됐다. 다만 ‘혁신’이 아닌 ‘가격’이라는 점은 애플에겐 달갑지 않은 일이다.

아이폰XS와 아이폰XS맥스는 미국 등에서 예약판매 중이다. ▲64GB ▲256GB ▲512GB 3모델을 내놨다. 아이폰XS는 ▲64GB 999달러(약 112만원) ▲256GB 1149달러(약 129만원) ▲512GB 1349달러(약 151만원)다. 아이폰XS맥스는 ▲64GB 1099달러(약 123만원) ▲256GB 1249달러(약 140만원) ▲512GB 1449달러(약 162만원)다. 아이폰XR은 오는 10월19일 판매를 시작한다. ▲64GB 749달러(약 84만원) ▲128GB 799달러(약 89만원) ▲256GB 899달러(약 101만원)이다.

3종의 디자인과 사양은 대동소이하다. 상단 스피커 부위를 제외한 전면을 모두 화면으로 채운 ‘노치’ 디자인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새로 개발한 A12바이오닉을 탑재했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가 차이점이다. 아이폰XS와 아이폰XS맥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XR은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다. 아이폰XS와 아이폰XS맥스는 듀얼 아이폰XR은 싱글 카메라를 장착했다. 1200만화소다. 화면 크기는 ▲아이폰XS 5.8인치 ▲아이폰XR 6.1인치 ▲아이폰XS맥스 6.5인치다.

화면 크기로 삼성전자 대응제품을 꼽는다면 ▲아이폰XS=갤럭시S9 ▲아이폰XR=갤럭시S9플러스 ▲아이폰XS맥스=갤럭시노트9다. 삼성전자의 출고가는 ▲갤럭시S9 64GB 93만5000원 ▲갤럭시S9플러스 64GB 99만원 128GB 115만9000원 ▲갤럭시노트9 128GB 109만4500원 512GB 135만3000원이다.

휴대폰 가격 100만원대가 깨진 것은 2011년부터다. 애플 ‘아이폰4S’ 64GB 출고가는 107만8000원. 7년 만에 출고가 160만원이 깨졌다. 애플의 가격정책과 세금을 감안하면 아이폰XS맥스 512GB 출고가는 2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사양과 가격을 고려하면 애플의 전략은 아이폰XS시리즈는 ‘수익 극대화’ 아이폰XR은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고가폰 출고가 상향은 불가피하다. 원가와 물가가 상승했다. 특히 OLED 패널과 메모리는 공급부족이다. 삼성전자 등 대부분 회사는 수익을 줄이는 방법으로 출고가 상승을 억제한다. 갤럭시노트9가 대표적이다. 전작 ‘갤럭시노트8’ 출고가는 ▲64GB 109만4500원 ▲256GB 125만원이다. 64GB 제품은 갤럭시노트9에 비해 저장용량이 절반이지만 가격이 같다. 애플의 저장용량별 가격상승 수준과 대비하면 갤럭시노트8 256GB도 갤럭시노트9 512GB보다 비싸다. 출고가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가져가는 몫을 줄였다.

애플은 반대로 갔다. 프리미엄폰을 내놓을 때마다 가격을 올렸다. 그래도 팔린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 고객은 다른 어떤 회사보다 충성도가 높다. 재구매로 이어진다. 욕하면서도 구입하는 브랜드다. 대신 고객 확대는 쉽지 않다. 애플은 지난 2분기 4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성장을 달성했다. 점유율은 제자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애플은 점유율 2위 자리를 화웨이에 내줬다. 아이폰XS 시리즈는 기존 전략의 유지다.

아이폰XR이 히든카드다. 점유율 확대용 전략폰이다. 애플이 6인치 이상 스마트폰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등 대화면폰을 선호하는 아시아 공략에 신경을 쓴 모양새다. 전면에서 화면 크기를 극대화해 ‘아이폰8플러스’와 전체 크기는 비슷하다. 아이폰XS에 비해 화면이 크지만 가격은 낮다. 경쟁사 고가폰과 유사한 가격이다.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노치 디자인을 따라한 업체에겐 재앙인 스마트폰이다. 아이폰 같은 폰을 살 필요가 없다. 아이폰을 사면 된다. 특히 중국에서 애플의 전략이 먹힐 경우 애플 점유율 반등뿐 아니라 중국 업체 견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중국 업체의 점유율 상승은 대부분 중국 판매량이다. 삼성전자는 직접 영향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만의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점유율도 낮다.

애플의 프리미엄폰 가격 세분화 정책은 업계에 상당한 고민을 강제할 전망이다. 그동안 제조사는 화면 크기에 따라 가격을 높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또 애플은 신제품을 내놓으면 전작의 가격을 내려 중저가폰으로 운영한다. 아이폰XR은 2019년 하반기가 더 무서워진다. 초고가와 고가폰 대응도 대응이지만 중저가폰 전략도 꼬인다. 애플처럼 가격을 올릴 수도 제품 수명을 길게 가져가기도 부담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은 애플에 비해 소프트웨어에 들어가는 원가구조도 나쁘다. 재고가 쌓이면 악순환에서 해어나기 쉽지 않다. 한 번 삐끗하면 사운이 흔들린다. 통신사도 여파가 있다. 애플은 통신사의 지원금과 가격 조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일한 제조사다. 물량도 애플이 배정한다. 어떤 제품을 얼마나 주문할지 관건이다.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 가입자 이탈과 재무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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