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그룹에 발목 잡힌 아시아나IDT, 성장 가능성 해법에 고심

이상일
아시아나IDT 박세창 대표
아시아나IDT 박세창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해 마지막 IT서비스업계 상장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시아나IDT가 예상보다 낮은 시장의 기대에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IDT의 상장 결과는 내년으로 이어지는 IT서비스 및 관련 기업의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IDT는 공모 희망밴드(1만9300원~2만4100원) 하단 이하인 1만50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결정했다. 지난 13일 제출된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수요예측 경쟁율은 최종 7.04:1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나IDT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330만주를 매각하려 했지만 공모가가 낮게 나오면서 매각 주식수를 264만주로 줄였다. 상장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최대 800억원에서 39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아시아나IDT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산하 IT서비스 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다. 그룹 관계사에게 IT 컨설팅, 시스템 설계 및 구축, IT 아웃소싱, IT 인프라 서비스 등 종합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운송, 건설/제조, 금융 등 3개 사업군을 대외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앞서 IPO를 진행한 롯데정보통신, 그리고 비슷한 규모의 신세계I&C 등과 비교하면 항공 및 운송 등 특화 분야에 대한 경쟁력은 가지고 있지만 그밖에 유통 등 대외사업에는 그룹의 연결점이 부족해 역량이 딸린다는 지적이다.

특히 매출구조의 대부분이 아시아나항공에서 나온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진 속에 아시아나IDT 독자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상장에 앞서 아시아나IDT가 항공운송 IT전문 회사로서의 역량을 강조하고 있지만 항공운송 분야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플레이어가 이미 존재하며 성장률 면에서 급속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노선을 확장하는데 처음부터 한계가 뚜렷한 것이 문제”라며 “항공 사업은 노선 라이선스가 정해져있어 사업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렇다보니 모기업의 확장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IT서비스기업의 특성상 아시아나IDT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과 비교하면 이러한 문제는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대한항공은 LG CNS,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클라우드 인프라로의 전환 전략을 밝혔다. 항공 IT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면 대외 항공사나 공항 등을 대상으로 IT플랫폼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항공사 자체적으로도 IT운영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항공운송 IT시장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인데 아시아나IDT 역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대외 사업으로 확대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최근 아시아나IDT 박세창 대표가 글로벌 항공 시스템 업체의 전산센터 유치를 언급한 것도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 것이란 분석이다.

대외 사업 중 하나로 꼽는 금융IT 시장도 한계가 뚜렷하다. 무엇보다 그룹 내에 금융사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와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IT아웃소싱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대외 SI사업에 대한 사업관리, 수익성 부분에서 다른 IT서비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동일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평가다.

경쟁이 심화된 국내 시장에서 적정수준의 마진 및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해서는 산업별 특화 솔루션 확보가 필수적이다. 아시아나IDT는 이번 상장을 통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 등을 적극 전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줄어든 공모가 등으로 계획이 예정대로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모회사의 재무 상황 개선에 초점이 맞춰지면 아시아나IDT의 IT서비스업체로서 성장성 부문에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이상일
2401@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