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8결산/통신] 실적악화부터 화재까지 ‘다사다난’ 통신사…빛바랜 세계 최초 5G

윤상호
- SKT ‘ICT지주사 전환’·KT ‘황창규 대표 유지’·LGU+ ‘그룹 재편’ 영향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쉽지 않은 한 해였다. 가계통신비 인하 요구는 빗발쳤다. 실적은 하향세다.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도 유통도 다 힘들다. 5세대(5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는 빛이 바랬다. KT 통신구 화재 때문이다. 장밋빛 미래보다 우려가 크다. 통신과 통신에 직접 관련된 산업 모두 쉽지 않은 세상이다. 통신과 다른 사업의 융합을 통해 살길을 찾는 통신사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2017년 4분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SK텔레콤 3만5209원 ▲KT 3만4077원 ▲LG유플러스 3만4630원 이다. 같은 기준(K-IFRS1018)을 적용한 올 3분기 3사 ARPU는 ▲SK텔레콤 3만2075원 ▲KT 3만2372원 ▲LG유플러스 3만1965원이다. ▲SK텔레콤 3134원 ▲KT 1705원 ▲LG유플러스2665원 감소했다. SK텔레콤 KT는 4분기 연속 LG유플러스는 5분기 연속 빠졌다. 5G 이동통신 가입자 모집을 본격화하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답이 없다. 보편요금제, 기본료 폐지 등 정부와 국회, 시민단체 요구는 그대로다. 5G 요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3사의 요금개편은 알뜰폰에 직격탄이 됐다. 번호이동 시장에서 알뜰폰 가입자 유출은 지난 11월 월 3만명대까지 증가했다. 싼 요금이라는 장점이 없어진 상황. 해법을 찾기 어렵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통신사 손익악화는 유통도 영향권이다. 통신사의 소극적 가입자 쟁탈전, 소비자의 휴대폰 사용기간 증가는 전체 휴대폰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대리점과 판매점은 요금제와 휴대폰 판매 수당이 주 수익원이다. 한 축이 무너졌다. 국회는 아예 통신 유통이 휴대폰 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는 완전 자급제를 추진하고 있다. 생존을 걱정하게 됐다.

12월1일 5G를 세계 최초 상용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의지대로다. 1주일을 앞두고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세계 최초 상용화 축하행사 ‘코리아5G데이’는 유야무야 됐다. KT가 재를 뿌렸다. 11월24일 발생한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탓이다. 관리등급 D의 통신구 일부가 불에 탔다. 서울 ▲서대문구 ▲용산구 ▲마포구 ▲중구 ▲은평구 일대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일부의 KT 유무선통신망이 끊겼다. 피해복구는 아직 진행형이다. 통신을 이용했던 경제활동 전체가 마비됐다. 관리 소홀과 책임론이 부상했다. 축배를 들 생각만 했던 정부와 통신사의 민낯이 드러났다. 정보통신기술(ICT)와 다른 산업과 융합은 기회 대신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었다. 그나마 12월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5G 투자 세액공제 길이 열린 것이 위안이다. 5G 이동통신 기지국 시설 투자금액 2%, 고용증가율에 따라 최대 3%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SK텔레콤은 고객 신뢰 회복과 ICT지주사 전환 노선을 이어갔다. 박정호 대표 취임 후 줄곧 강조한 사안이다. ‘고객가치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약정 ▲로밍 ▲멤버십 ▲렌탈 ▲요금제 등을 개선했다. 효과는 아직이다. 신뢰는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통신사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SK텔레콤 혼자 바꿀 수도 없다. ICT지주사 전환은 인수합병(M&A)과 관계사 재편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9년 조직개편에서 박 대표가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겸임하고 SK텔레콤은 ▲이동통신(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 4대 사업부로 재편했다. 밑그림이다. 지주사 밑에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아이리버 ▲SDT캡스/SK인포섹 ▲11번가/SK스토아 ▲SK하이닉스 등이 오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KT는 숱한 소문에도 불구 황창규 대표가 자리를 지켰다. 내년이 임기 마지막 해임을 감안하면 KT 민영화 이후 최초로 연임 후 임기를 마치는 대표가 될 전망이다. 반면 그의 임기 동안 KT가 이룩한 성과가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발생한 화재 때문이다. 5G와 실적 모두 위태롭다. 황 대표는 취임 후 5G 선도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았다. 롱텀에볼루션(LTE) 실기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화재는 5G 마케팅 전략에 악영향이다. 보상에 들어갈 비용도 만만치 않다. 비용은 내년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된다. 보상비용은 비용대로 브랜드 손상은 손상대로 입을 처지다.

LG유플러스는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지난 3분기 부채비율은 93.0%.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왔다. 그룹 수장 교체로 최고경영자(CEO)가 바뀌었다. 권영수 전 대표가 LG로 LG 하현회 부회장이 대표로 왔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로 전환에 따라 구본준 LG 부회장의 계열분리를 앞두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추진하던 유료방송 인수 등은 계열분리 등 그룹 재편 영향권이다. 계열분리 윤곽이 드러나야 M&A 등 재원이 필요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5G는 화웨이에 발목을 잡혔다. LTE 전환 때도 구설은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미국과 중국 패권경쟁 유탄이 LG유플러스에 떨어진 모양새다. 대안이 없는 LG유플러스로써는 조용해지길 기다릴 수 밖에 없다.

한편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SK텔레콤 KT은 와이브로를 오는 12월31일까지만 서비스한다. 지난 2002년 서비스 개발 후 16년 2006년 상용화 후 12년 만이다. 와이브로는 한국이 표준을 만든 이동통신 기술이다. LTE와 경쟁에서 밀렸다. 생태계를 만들지 못했다. SK텔레콤과 KT를 제외한 다른 나라 통신사는 서비스를 접은지 오래다. 통신장비와 단말기를 만드는 곳도 없다. 세계 최초 상용화의 씁쓸한 종말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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