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결합상품 해지 쉬워진다” 방통위, 유선 이어 홈IoT까지 확대 검토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드디어 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결합상품 해지가 쉬워진다.

19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따르면 통신4사‧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참여하는 유선 결합상품 해지절차 간소화 서비스가 이르면 2021년 시행된다. 이후 전담반을 통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포함, 홈 사물인터넷(IoT) 상품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결합상품은 이용자에게 족쇄와 같았다. 다른 사업자 상품으로 전환하고 싶어도 사업자 해지방어와 위약금으로 인해 쉽게 해지할 수 없었다.

이에 따른 이용자 불만제기도 지속돼 왔다. 그동안 유선 결합시장에서는 이용자 해지신청에도 불구하고 최대 70여회 해지를 방해하는 전화를 하거나 해지신청 누락으로 수년간 요금을 이중 납부하는 등 해지과정에서 심각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해왔다. 올해 상반기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민원 1만7185건 중 결합상품 해지 관련 민원은 2167건으로 결합상품 관련 민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방통위는 사업자의 부당한 해지 제한 행위와 사업자 전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지 누락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고, 이용자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유선 결합상품 해지절차 간소화 제도개선안’을 확정‧발표했다.

우선 유선, 통신4사부터 시작한다. 초고속인터넷, 초고속인터넷과 결합된 유료방송(IPTV‧케이블TV‧위성방송) 이용자는 타 사업자로 서비스 변경 때 기존 사업자에게 별도 해지 신청을 하지 않아도 해지처리 된다.

2020년 7월부터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SK텔레콤 이용자 대상으로 초고속인터넷, 초고속인터넷과 IPTV가 결합된 상품에 대해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 시범서비스 기간 4개 통신사 간 이동 때 기존 서비스 해지신청 없이 신규 가입만으로 해지 완료된다. 추후 전담반에서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상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케이블TV‧위성방송 사업자 서비스에 대해서는 사업자 간 경쟁 상황, 시범 서비스 결과 등을 고려해2021년 7월경 도입 추진하고 대상 서비스도 점차 늘린다. 통신4사와 SO 간 시범 서비스 기간에 차등을 둔 이유는 통신사 시장지배력 전이 우려 때문이다.

이효상 방통위원장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통해 “편리한 방식이지만 IPTV‧모바일 등과 결합하는 시장지배력이 전이될 수 있으니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허욱 상임위원은 “SO는 방송으로 통신사 장악력 전이를 우려하고 있으니 경쟁상황을 분석해 통신사와 차등적용 등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해지절차 간소화 제도개선에 약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식별번호, 연계시스템 구축, 법‧제도 정비 등을 이유로 들었다.

고낙준 방통위 이용자정책국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초고속인터넷과 유료방송은 시내전화 인터넷전화와 달리 사업자 간 공통 식별번호가 없어 선행 작업이 필요하다”며 “댁 내 IPTV 2회선 사용자도 있는데 식별번호가 있어야만 어느 회선 서비스가 어떻게 전환되는지 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 전환이 원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참여 사업자 간 연계시스템도 구축하고, 전기통신사업법 제58조에 준하는 법적 근거마련도 검토해야 한다”며 “당장 내년부터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준비기간을 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도 개선안에서 채택한 신규 사업자가 주도하는 사업자 전환 방식은 유선전화(2003년)와 이동전화(2004년)에 먼저 도입됐다. 영국, 벨기에 등 유럽 주요 국가들도 초고속인터넷과 유료방송 등 전환 때 신규 사업자 주도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사업자가 고객 동의 없이 사업자 변경 또는 사용하지 않은 요금을 청구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는 최종 해지 완료 전 이용자 해지 의사를 확인하고, 장비 회수 일정‧위약금 안내 등을 하는 ‘해지 확인 절차’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해지 안내일 뿐, 해지 방어로 이어지면 안 된다. 또한, 위약금 확인절차 별도 안내도 검토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사업자간 연계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전기통신사업법에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또, 해지간소화 시스템 도입 때 가입단계에서의 경쟁 심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유선 결합시장의 해지절차 개선으로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고, 사업자 간 공정경쟁을 유도해 유선 결합시장의 선순환적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