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V

[CES 2019] 6일간 대장정 ‘마무리’…CES2024에 삼성·LG·SKT·네이버 있을까

윤상호
- AI·5G, 미래 기반 기술 확정…TV·로봇·자율주행·미디어, 격전 예고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이대호기자]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9’가 폐막했다. 전시는 8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각) 프레스컨퍼런스 등 부대행사를 포함하면 6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역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미래를 제시했다. 155개국 이상에서 4500개 기업이 참여했다. 6500명의 언론과 18만명 이상 관람객이 방문했다. 한국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SK텔레콤 네이버 등 각 분야 대표 기업 대부분이 출동했다.

올해 화두는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전기 수도 가스처럼 AI와 5G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를 떠받친다.

◆AI·5G, 전기 수도 가스처럼 ICT세상 인프라로…기술 확보 ‘총력’

AI는 기조연설과 프레스컨퍼런스에서 기업 운명을 결정할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전시기간엔 AI비서 구글과 아마존이 돋보였지만 음성인식 명령 수행 분야를 제외하곤 자체 기술 확보에 신경을 썼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 김현석 대표는 “AI는 5년 내 업계 판도를 바꾼다. 초고화질(UHD, 8K)TV,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TV, 로봇 등은 AI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를 탑재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AI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라고 정의했다.

5G는 그 자체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CES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달리 통신기술보다 제품과 서비스가 중심이다. ▲자율주행차 ▲로봇 ▲스마트홈 ▲스마트공장 ▲스마트도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차세대 미디어 ▲클라우드 등 5G 없인 안전과 편의를 보장할 수 없다. 150킬로미터로 달리는 차에 정지명령을 내리면 4세대(4G) 이동통신은 1미터, 5G는 8센티미터 후 브레이크를 밟는다. 1미터와 8센티미터는 운명이 갈리는 거리다.

제품은 TV와 로봇이 눈길을 끌었다. TV는 TV 본연의 경쟁(8K TV)과 인테리어적 경쟁(폼팩터)가 볼거리다. 로봇은 생활을 보조할 수 있는 기능(편의성)과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 기능(재미) 등을 부각했다.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를 반영했다.

◆삼성전자 TV 14년 연속 1위 가능할까…LG전자, 올레드TV 이어 롤러블TV로 패러다임 전환

8K TV 띄우기 시동이 걸렸다. TV업체 대부분 8K TV를 내세웠다. 8K는 고화질(풀HD)의 16배 UHD 4K의 4배 해상도가 특징이다. 8K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저해상도 화질을 좋게 만드는 기술(업스케일링)이 승부처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이 유리하다. 다만 화웨이가 업스케일링에 뛰어든 것이 변수다. 앞선 3사는 이 기술을 자체 경쟁력이라 여겨 외부 공급을 하지 않지만 화웨이는 외부 공급을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화웨이 솔루션만 갖추면 누구나 8K TV를 만들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시장이 열리자 마자 수익성이 떨어질 위험요소다.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이후 TV로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TV를 택했다. 개별 LED를 심어 화면을 구현한다. 외향의 제약이 없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에 비해 유연성이 뛰어나다. 반면 LED를 해상도만큼 꼽는 비용 절감은 숙제다. LG전자는 돌돌 마는(Rollable, 롤러블) TV를 공개했다. 화면은 시청할 때만 올라온다. TV를 벽에 둬야한다는 관념을 깼다. TV업계가 고민한 TV를 보지 않을 때 인테리어와 조화 방법을 찾아 왔던 일도 필요없게 만들었다. 다만 가격과 내구성에 관한 의문을 풀어야 한다.

◆로봇, 일본 선두 한국·중국 추격…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범위 확대

로봇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오므론 혼다 등 일본 그리고 다수의 중국업체가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생활로봇 ▲공공로봇 ▲산업로봇 ▲착용(wearable, 웨어러블)로봇 ▲놀이(Fun)로봇을 연구한다. 삼성전자 로봇은 CES2019가 데뷔전이다. 네이버도 로봇으로 CES2019의 문을 처음 두드렸다. 일본은 일반 사용 로봇 기술 선두주자다. 중국업체는 막강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일본과 한국 업체가 관심있는 분야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대부분 콘셉트카로 제안했다. 실외 체험이 있었지만 실내 전시로 보여줄 수 없다는 한계 탓이다. 미국 포드 외에도 벤츠 아우디 현대차 기아차 미쓰비시 혼다 닛산 등 완성차 업체,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LG전자 하만 퀄컴 엔비디아 등 부품업체 IBM 파나소닉 등 솔루션 업체 네이버 SK텔레콤 등 ICT업체가 각축을 벌였다. 자동차가 스마트홈의 연장선상에 놓인 것이 특징이다. ▲요트 ▲헬리곱터 ▲개인용이동수단(PMD: Persnal Mobility Device)까지 명함을 내밀었다.

◆차세대 미디어 경쟁, 방송사 위기 유발…스마트TV+OTT로 대체 가속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는 여전히 인기다. 삼성전자 VR체험관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에 줄이 늘어서 있는 일은 놀랍지도 않다. 이번엔 구글 AI 모노레일까지. 관람객은 30분 이상 기다리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 만든 전시관에서 5G 특성을 살린 공연으로 외곽에 위치한 전시관 약점을 만회했다. VR게임 홍수 속에 추억의 오락실 게임장으로 만든 전시관도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VR놀이기구는 라스베이거스 관문 매캐런 국제공항에도 있을 정도다.

스마트TV 콘텐츠 차별화는 전시에서 재밌는 주제는 아니었지만 유료방송과 콘텐츠 업계 파급력은 만만치 않다. 시장조사기관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넷플릭스, 유튜브TV, 슬링, 훌루, 아마존TV 등 OTT(Over The Top) 시청자가 올해를 기점으로 유료방송을 역전한다. 2020년부터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구글 크롬캐스트, 로쿠 등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 대신 스마트TV를 사용하는 이용자도 증가 추세다. 스마트TV 이용자는 2018년 스트리밍 기기 이용자를 넘어섰다. 방송사 콘텐츠 이용률 하락은 방송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콘텐츠 제작사, OTT업체, 스마트TV 제조사로 콘텐츠 소비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5G는 이를 가속화 한다. TV제조사까지 집에 보낼 수 있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은 SK텔레콤 손을 잡고 모바일 솔루션 사업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 애플TV를 품었다.,

◆5G의 역설, 통신사 투자 여력 따라 미래 세상 도래 속도 좌우


그러나 CES2019에서 보여준 세상이 오는 시점은 미정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역시 5G 때문이다. 5G 상용화와 고도화는 별개다. 통신사가 5G 상용화를 시작한 것은 출발점에 불과하다. 5G 고도화 투자 속도에 미래가 달렸다. 한국만 해도 그렇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5G를 상용화했다. 3.5GHz 주파수다. SK텔레콤 KT는 100MHz폭 LG유플러스는 80MHz폭을 할당 받았다. 3사가 LTE용으로 가진 주파수는 각각 ▲SK텔레콤 135MHz ▲KT 95MHz ▲LG유플러스 50MHz다. LTE는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반씩 나눠쓰는 주파수분할방식(FDD) 5G는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번갈아 하는 시분할(TDD)방식이다. 즉 3.5GHz 투자만 이뤄진 5G는 주파수 확보량 기준 현 LTE 속도 최대 2배가 한계다. 지연시간 및 용량도 그만큼만 개선된다. 3사가 가진 28GHz 각각 800MHz폭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진정한 5G시대다.

국내 통신사는 올 하반기 28GHz 투자를 시작한다. 핫스팟 위주다. 이대로라면 자율주행차를 타고 전국을 누비는 일은 먼 미래다. 인구 밀집도가 낮은 휴가지에서 VR콘텐츠를 즐기기도 쉽지 않다.

<라스베이거스(미국)=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