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삼성-LG전자, 왜 에어컨에 인공지능을 넣을까?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이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에어컨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겨울 한파 속 뜨거운 에어컨 경쟁구도다. 국내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양사는 이번 신제품에 AI 기능을 중점적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에어컨 경쟁에서 AI를 강조하는 이유는 홈 사물인터넷(IoT) 확장과 연관돼 있다. 과거와 달라진 에어컨 위치를 고려하면 쉽게 이해 가능하다. 더 이상 에어컨은 냉방에만 충실한 한여름 가전제품이 아니다. 이제는 공기청정까지 기본 기능으로 삼고 있다.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공기청정을 가미한 에어컨은 사계절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더군다나 한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TV와 AI 스피커 없이는 살아도 에어컨 없이는 못 살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필수 가전제품이 된 것이다. 또, 이용자는 필요에 따라 안방에 설치되는 벽걸이 에어컨 등 한 대 이상의 에어컨을 구비하고 있다.

가정 중심인 거실을 대표하는 에어컨이 공기청정 기능까지 합쳐지면서 항상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자, 기업은 에어컨을 통해 더 많은 댁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실내외 온도, 습도, 공기질뿐 아니라 사용자별 다양한 이용패턴까지 포함된다. 이는 AI 학습과 발전을 위한 양분이다. 기업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 활용할 수 있고, 고객은 편리하고 맞춤화된 AI 기능을 접할 수 있다.

이를 방증하듯, 삼성전자는 이번 무풍에어컨 신제품을 ‘홈IoT 중심’으로 선언했다. TV를 비롯해 벽걸이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에 명령을 내리고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설정한 것이다.

유미영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팀 상무는 “가정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거실에 에어컨이 위치해 있는데, 무풍에어컨을 TV와 공기청정기 등과 연동해 홈 IoT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빅스비 기능을 강화했다”며 “뉴 빅스비는 삼성전자 AI 플랫폼으로, 동일한 AI 경험을 거실에서도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홈IoT 중심축 중 하나로 여겨왔다. 냉장고는 24시간 전원이 켜져 있는 만큼, 데이터 수집과 학습에 용이하다. 주방의 냉장고뿐 아니라 거실의 에어컨까지 허브 역할을 맡게 됐다. 이번 무풍에어컨 신제품에는 삼성전자 AI 플랫폼 ‘뉴 빅스비’가 도입됐다. 빅스비는 음성을 인식하는 만큼, 에어컨에서도 음성을 통해 주식이나 생활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마치 AI 스피커처럼 말이다.

이 에어컨은 빅스비 음성인식 기술로 가족 구성원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지금 말하는 사람이 아버지인지, 딸인지, 엄마인지, 아들인지 구분하고 평소에 요청했던 기록들을 분석해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모든 삼성 디바이스에 빅스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고객이 묻지 않아도 상황에 따라 변경되는 운전모드를 음성으로 알려주고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말해주는 ‘교감형 AI’를 새로 선보인 LG 휘센 씽큐 에어컨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LG전자도 AI 에어컨이다. 씽큐는 LG전자 AI 브랜드다.

이 에어컨은 음성을 인식하는 한편 스스로 고객에게 말을 걸어 필터 교체나 실내 환기 등을 안내할 뿐 아니라 환경을 고려해 적절한 코스로 작동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고객 사용패턴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 많이 사용하고 대화할수록 다량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학습해 더 정확한 결과값을 도출할 수 있다.

다만, LG전자는 에어컨을 삼성전자처럼 홈IoT 허브로 다른 기기와의 연동 중심에 세우는 계획까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에어컨 자체의 AI 기능에 좀 더 집중해 고도화하고 진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AI 에어컨은 고객과 소통하고 교감하고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며 “고객 동의 아래 수집된 정보를 통해 여러 상황에서 맞춤형으로 개개인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능을 구현하게 되면, 고객 삶은 더 편리해진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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