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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합병전 MOU 체결 왜?…SKT 1대주주 태광 2대주주

채수웅
-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 흡수합병…시장억측 차단 MOU부터 체결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21일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nancial Investors)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협의해 본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기관 인허가가 완료되면 통합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IPTV, 티브로드의 케이블TV 경쟁력을 기반으로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절차, 일정 등에 대해서는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실사전 MOU 체결…결혼전 약혼부터=SK텔레콤은 티브로드 실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협상이나 조건 논의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MOU 체결부터 발표한 것이다.

이같은 전략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이사회를 통해 CJ헬로 인수를 결정한 상황에서 SK텔레콤도 티브로드와 구체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공식화함에 따라 공정위, 과기정통부 등 정부기관에 대해서도 시장의 분명한 시그널을 전달했다.

또한 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 모두 비상장 회사다보니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도 선 MOU 후 협상이라는 테이블을 차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앞으로 실사 등 합병 추진 과정에서 SK와 태광 양측이 모두 책임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도 볼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OU를 통해 대략의 원칙적인 방향을 결정하고 세부조건은 향후 본계약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그 과정이 수개월 소요되는 만큼, 일단은 양측이 책임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것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SK 1대주주, 태광 2대주주, FI 3대 주주 구성=구체적인 합병법인 형태는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하는 모습이 될 전망이다. 태광이 사모펀드 IMM PE 컨소시엄이 20.13%를 포함해 지분 100%를 SK브로드밴드에 넘기면 향후 통합법인의 지분을 가치에 맞게 태광에 나누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이 1대 주주, 태광이 2대 주주 자리를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자금 확보 용이성을 위해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nancial Investors)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태광이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FI가 3대 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지분교환, FI 유치 등을 통해 과거 상장법인인 CJ헬로를 인수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적게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B나 티브로드가 비상장 회사다보니 우선 원칙부터 세우고 추후 논의를 통해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며 "시간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의 억측을 막기 위해 MOU부터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dily.co.kr
채수웅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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