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현대·기아차 IT 혁신 박차…2026년까지 SAP 클라우드로 ERP 구축

백지영

-SAP 인메모리DB ‘HANA’로 우선 교체, 오라클 ‘뺀다’
-전남 광주 데이터센터로 전세계 39개 공장 DB 통합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이하 현대·기아차)도 SAP의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하나(HANA) 기반의 차세대 ERP 도입에 나선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클라우드 기반 SAP ERP를 자동차 업계 최초로 적용한다. 이에 따라 사용 중인 오라클 DB를 SAP 하나 DB로 교체하는 작업이 우선 진행된다.

본사의 DB 통합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며, 해외법인 및 계열사는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이후 ERP 구축은 3년 뒤부터 시작, 2026년경 완성할 계획이다. 전환 비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수천억대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결정이 다른 국내 대기업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27일 SAP코리아는 현대·기아차에 ‘SAP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HEC)’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현재 SAP ERP의 고객이다. HANA는 하드디스크 대신 메모리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SAP의 DB 제품이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현대·기아차의 39개 공장의 데이터를 HANA로 통합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본부장(전무)은 “전사 업무 프로세스(PI) 혁신 차원에서 ERP의 전면적인 개편 계획을 세웠다”며 “여기에 클라우드 도입을 통해 확장성과 유연성, 비용효율성 및 신속성을 극대화시키고, 여기에 계열사의 DB까지 탑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 전무는 과거 KT의 클라우드 추진본부를 총괄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런칭한 인물이다.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본부장(사진 왼쪽)과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본부장(사진 왼쪽)과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

현재 현대·기아차는 전세계 39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자동차 판매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90% 이상의 자동차는 해외에서 생산된다. 현재 DB나 ERP 시스템이 글로벌 현장에 흩어져있다. 데이터 통합은 2년 후로 보고 있다.

이번 전환 작업을 통해 국가별 법적인 이슈가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라도 광주의 현대·기아차 데이터센터로 통합한다. 즉, 광주 데이터센터가 현대·기아차 데이터 통합의 전진기지가 되는 셈이다. 광주 데이터센터가 현대·기아차의 확장 가능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가 된다. 향후 데이터센터 내 하드웨어 설계도 직접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DB 통합에 따라 해외 공장이 생기거나 데이터가 늘어도 이를 그룹사 전체에서 공유하는 구조로 바뀐다. 타사 대비 비용 효율적이고 신속한 DB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인메모리 DB가 갖는 장점 중 하나로 전세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과거 대비 빠르게 저장, 분석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AP에 따르면 HANA는 기존 하드디스크 기반 DB에 비해 최대 1800배 빠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서 전무는 “PI 및 차세대 ERP는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이기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어렵지만 전세계 DB를 모으고 표준화된 글로벌 ERP를 구축하는 것은 완성차 업계 중엔 최초일 것”이라며 “현재는 미국 조지아의 기아차 공장, 알리바마의 현대차 공장이 개별적인 ERP를 사용하고 있으나 통합되면 그 가치는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용 측면에서도 최소 40% 이상 절감이 가능하며, ERP 구축까지 완성되면 재무 결산 기간도 3~5배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AP HANA 도입에 따른 오라클 DB 전면 교체에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오라클 DB를 완전히 걷어내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서 전무는 “ERP의 DB가 가장 무겁고 중요한 DB이긴 하지만, DB 성격에 따라 다양한 오픈소스 DB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라클과의 계약관계가 복잡하게 돼 있어서 걷어낸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면서도 “특정 벤더의 대안이 있을 경우, 오픈소스를 적극 활용해 의존도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웹이나 소셜 데이터 저장 용도로는 마리아DB나 몽고DB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DB 및 ERP 통합은 상당히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며 “비록 과정은 고통스럽겠지만 열매는 달 것(가치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업은 IT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담당한다. DB 통합 후 2026년 경이면 ERP 구축도 완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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