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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지급 국내에선 모르쇠…넷플릭스 네트워크 무임승차 논란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넷플릭스가 국내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통신사업자(ISP)간 망이용대가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OTT 사업자다. IPTV 사업자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고 킹덤 등 국내 콘텐츠가 인기를 끌자 넷플릭스 이용자도 가파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와이즈앱은 지난해 12월 90만명 수준이었던 넷플릭스 유료 이용자가 3월말에는 153만명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1인당 월평균 구매액수는 1만3100원, 월 결제금액은 약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LG유플러스가 요금을 과금대행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실제 유료사용자와 매출은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넷플릭스 전체 가입자는 약 24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료가입자 및 매출의 증가는 망 트래픽 증가를 의미한다. 국내 통신사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시장을 장악한 주요 국가에서 대규모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트래픽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해외에서는 망이용대가 지불…국내에선?=그동안 넷플릭스는 점유율이 높은 주요 국가에서 캐시서버 설치 및 망 이용대가를 무료로 요구해왔다. 넷플릭스는 북미에서 인터넷 트래픽 점유율 1위다. 하지만 규제기관의 잇단 판결 및 통신사들의 강경한 입장으로 망 이용대가 지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는 프랑스 오렌지와 분쟁 끝에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고 있으며 컴캐스트 등 미국 ISP에게도 순차적으로 망 이용대가 지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넷플릭스 뿐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등도 주요 ISP와 직접접속(Direct Connection) 계약을 체결하고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미국의 FCC는 넷플릭스와 컴캐스트의 트래픽 분쟁에 대해 망중립성 위반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국내에서는 별도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 등 제휴 ISP와는 수익배분 비율 협상에서 이를 반영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9, ISP가 1을 가져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PP)들은 이에 대해 차별적 대우라며 LG유플러스에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외 CP 역차별 해소할 때=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CP는 수백억원 단위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2016년 네이버가 통신사에 지급한 망 이용료 규모는 734억원이다. 카카오는 200억~300억원, 아프리카TV는 15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CP들의 네트워크 무임승차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초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CP의 네트워크 무임승차 이슈도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달 2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국내 통신사들이 해외 CP에게서 망접속료를 차별적으로 받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현실은 글로벌 CP가 제대로 된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고 법제도도 미비하다보니 공정위 조사 및 제도개선을 촉구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망이용대가 및 세금 등 국내외 CP간 역차별 문제가 비중있게 다뤄진 바 있다. 이후 국내 규제기관도 문제점 해결에 나서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6월 법 개정을 통해 망 이용과 관련해 불공정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계약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과거에는 ISP가 CP에 불공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역으로 CP가 우월적 지위를 갖고 ISP에 불공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인터넷망 상호접속제도 개선’을 통해 국내외 CP간 망이용대가 차별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들이 속속 발의됐다. 여야 의원들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 등을 통해 국내외 CP간 역차별 문제 해소에 나서고 있다.

국내 ISP 관계자는 "해외 ISP와의 분쟁사례 처럼 넷플릭스는 망 이용에 따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네이버, 카카오 등 망대가를 지급 중인 국내 기업들이 받는 역차별 문제도 고려해 글로벌 CP들의 망 이용대가 이슈가 법제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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