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배터리, 1분기 ESS→전기차 ‘본격화’…주도권 다툼, 소송으로 ‘확전’

김도현
- ESS화재 원인 규명 지연…LG화학, SK이노 ‘영업비밀 침해’ 美 제소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김도현기자] 1분기 배터리 3사 희비가 갈렸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영향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방향이 변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무게 중심을 ESS에서 전기차로 옮겼다. 경쟁은 소송으로 번졌다. 과실도 제대로 따지 못했는데 내부 다툼으로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30일 국내 배터리 3사가 2019년 1분기 실적발표를 마무리했다.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LG화학 전지사업부문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1조6501억원과 1479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0.5% 감소 전년동기대비 32.6%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017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 정호영 사장은 “1분기 ESS화재 관련 충당금 800억원 등 총 1200억원 영향이 있었다. 전지사업은 자동차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반기로 가면서 개선해 연간 손익분기점(BEP) 달성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K-IFRS 연결기준 지난 1분기 전지사업 매출액은 1조7301억원이다. 전기대비 7.9% 하락 전년동기대비 20.7% 올랐다. 삼성SDI는 사업별 영업이익은 비공개다.

삼성SDI는 “ESS는 국내 수요 영향으로 판매가 줄었지만 중대형전지는 유럽 고객 중심으로 자동차전지 판매가 늘어났다. 2분기부터 중대형전지는 자동차전지의 판매세가 유지되고 미주 중심의 해외 ESS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SK이노베이션 K-IFRS 연결기준 1분기 기타사업 매출액은 2069억원 영업손실은 854억원이다. 배터리는 기타사업에 포함했다. 배터리 사업 영업손실은 869억원이다. 전기대비 238억원 개선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BEP 달성이 목표다. 배터리와 소재 쪽에 전체 투자액 절반 가량을 투입할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글로벌 대형 수주를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부터 민관 합동 ESS 화재 사고 원인 조사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ESS 화재는 작년부터 논란이 됐다. 산업부는 작년 ESS 가동 중단을 권고했다. 전국 ESS 1490개 중 500여개가 멈췄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아직 화재 원인 1건도 밝히지 못했다. ESS 국내 판매는 중단 상태다. LG화학은 “한국 ESS 매출은 2분기도 정상화가 어렵다. 하반기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것은 자동차뿐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두고 3사가 각축이다. 지난해 3사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액은 110조원에 달했다. 이는 반도체 연간 수출액(141조원)에 근접한 수치다.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라 부르는 이유다. 3사는 배터리 산업에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경쟁은 소송으로 번졌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LG화학은 올해 초 대법원에서 2017년 당시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직원 5명을 대상으로 제기한 전직금지가처분 소송에서는 최종 승소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불과 2년 만에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대거 빼갔다. 입사지원 인원들은 집단적으로 공모해 LG화학의 선행기술, 핵심 공정기술 등을 유출했으며 또한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개인당 400여건에서 1900여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업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한 불필요한 문제 제기와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함에 따른 국익 훼손 우려 등의 관점에서 먼저 유감을 표한다. SK 배터리 사업은 투명한 공개채용 방식을 통해 국내∙외로부터 경력직원을 채용해 오고 있으며 경력직으로의 이동은 당연히 처우 개선과 미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한 이동 인력 당사자 의사에 따라 진행된 것임을 분명히 말한다”라고 반박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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