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기업, 해외진출에 어려움 겪는 이유는?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국내 보안기업들이 수익 확대를 위해 선택하는 것이 ‘해외진출’이다. 가장 많이 진출하는 국가는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다. 일본은 점차 성과가 나오고 있으며, 동남아는 성장이 기대되는 곳 중 하나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지만 쉽게 밟을 수 없는 곳이다.
지란지교 그룹이 해외 진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해외법인, 계열사와 함께 29일 서울 강남구에서 '고 투 글로벌(Go to global)'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지란지교 그룹은 해외 법인을 포함해 34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인 미국법인 엑소스피어와 일본법인 J시큐리티, 지란소프트 아시아퍼시픽을 통해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동남아시아에서 해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란지교 그룹은 약 15년째 해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해외 진출을 꿈꾸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회사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와 조언을 전했다.
오치영 지란지교 창립자 겸 최고꿈책임자(CDO)는 해외진출 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절심함’과 ‘책임자’를 꼽았다. 오 CDO는 “절실한 사람만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며 “책임자는 모든 것을 진두지휘할 수 있어야 하며,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CDO는 기업의 해외진출을 등산과 비교했다. 먼저 어느 산으로 올라갈 것인지 정한다. 산을 오르다보면 목표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산길을 알아야 한다. 해외진출 시 시장조사는 필수다. 시장조사를 위해 지란지교가 선택한 것이 해외 전시회다.
지란지교는 매년 전세계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 2007년부터 일본 전시회, 2010년부터 싱가포르 전시회, 2012년부터 미국 전시회에 매년 참가 중이다.
전시회를 통해 시장조사를 마쳤다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단 성공할 때까지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단 시간에 성과가 나오진 않는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어려움에 닥칠 때도 있으나, 도전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것이 오 CDO의 가치관이다.
오 CDO는 “5년 동안 일주일 중 3일을 일본에서 근무했다. 절반을 일본에서 지낸 셈”이라며 “이때부터 일본 고객사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주기 시작했으며, 점차 기회가 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국내 보안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곳이다. 한국보다 5배 이상 시장규모가 크며, 진입하면 꾸준히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다. 다만 진입이 쉽지 않다. 기업이 시장에 내놓은 제품보다 5~10배 까다로운 품질을 요청하는 곳이 일본 시장이다. 지란지교는 품질 외에도 맞춤형 서비스인 ‘커스터마이징’을 활용해 일본 시장을 공략했다. 미국 보안기업들은 일본향, 즉 커스터마이징을 해주지 않는 점을 노렸다.
이처럼 현지 시장에 맞는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사키야마 히데후미 제이시큐리티 CEO는 “시장 상황을 잘 파악하는 것이 곧 성공 가능성. 이때 중요한 것이 제품 전략 추진”이라며 “사용자 니즈, 판매 파트너 니즈, 자사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권했다.
반면 미국은 아직도 ‘아메리칸 드림’으로 남아있다.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현지화’다. 아디 루핀 엑소스피어 CEO는 “한국 제품을 처음 봤을 때 복잡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메뉴얼을 보고 이해해야 제품을 사용할 수 있었다”며 “이 점이 미국에서는 복잡성을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글로벌 타겟을 한 제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며 “한국 기업은 고객의 모든 요구사항에 ‘예스’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서비스 쪽에 가깝다. 제품을 위한 개발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국내 보안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지란지교 그룹도 해외진출 성공 신화를 꿈꾸고 있다. 오 CDO는 “25년 전 창업한 뒤 15년 째 해외 사업을 하고 있다”며 “성공할 때까지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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