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2일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의 날 선 공세와 성토가 반복됐다. 일부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눈살 찌푸리는 언어 선택으로 동료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박성중 의원 “아내 관리도 못하나”=박성중 의원(자유한국당)은 청문회에서 최 후보자 배우자의 후원 내역을 지적하면서 “아내 관리도 못하냐”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는 박 의원이 최 후보자의 후원이 편향적이라고 문제 삼자 최 후보자가 “아내가 한 것”이라고 답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의원은 “아내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엄청난 연구개발(R&D) 예산을 주도하는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온다는 자체가 잘못”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배우자의 후원까지 간섭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런 박 의원 발언에 대해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은 “아내를 관리 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배우자가 대학교수로서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고 또 취향에 따라 기부를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른 말로 바꾸거나 속기록에서 삭제하는 게 어떠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에 “그대로 가겠다”며 완강한 입장을 고수했다가, 뒤늦게 속기록 수정을 요청하며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오후 이어진 청문회 질의에서 박 의원은 “아내는 관리 대상이 아닌 함께 논의해야 할 대상임을 알고 있다”면서 “배우자가 1년에 1000만원 가까이 후원금을 내는데, 회계 관리 차원에서 지적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노웅래 위원장 “완전 개판이네”=노웅래 위원장은 오후 청문회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몇몇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자 “발언권을 가지고 말하라”며 중재하다가 “이거 완전 개판이네”라고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발단은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기영 후보자 청문회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보고서 채택 관련 초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면서다.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과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에 이어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이 거듭 “청문회를 방해받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김성수 의원이 “납득할 수 없다”며 맞불을 놨다.

이어 “청문회를 하자”는 박성중 의원과 “기자 청문회를 만들고 있다”는 박대출 의원의 고성이 오갔다. 노 위원장은 “이게 뭐냐. 국회법에 따라 방통위원장과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절차를 오늘 안에 처리해야 한다. 그래서 3당 간사가 논의해달라고 한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 위원장은 오후 11시 40분께까지 이어진 청문회에서 산회를 선포하면서 추가 질의 시간을 요청하는 몇몇 야당 의원들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박대출 의원이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노 위원장은 “이 친구가 정말”이라며 “내가 본회의에서 위원장으로 뽑힌 사람이야”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말미에는 “정도껏 해야지 에잇”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출 의원 “박용진처럼 왕따 당할까봐 그러냐”=박대출 의원은 최기영 후보자에게 “박용진 의원처럼 왕따 당할까봐 그러냐”면서 “박용진 의원 왕따는 기사로도 나오고 있다”고 뜬금없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 후보자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논문 논란에 대한 답변을 꺼려하자 내놓은 말이다.

이는 최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국 후보자를 두둔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판한 이후 진보 진영의 거센 비난을 받은 상황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유시민 이사장이 조국 후보자 논란에 대해 ‘심각한 오버’라고 표현한 데 대해 거꾸로 “오버하지 마시라”라고 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최 후보자에게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으면 안된다”면서 “나가서 시국선언하고, 민언련 지지하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윤상직 의원 “좌편향 AI가 문제”=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은 ‘좌편향 인공지능(AI)’ 개발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윤 의원은 최 후보자의 가치관이 편향됐음을 지적하며 “이런 식으로 하면 AI 개발도 좌편향 AI를 개발하게 될 것”이라면서 “좌편향 데이터밖에 없으니 부적절한 답변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식민지배를 미화하고 한국인을 비하한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이 과기정통부가 관리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는데, 장관으로 임명되면 연구비 회수를 비롯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김종훈 민중당 의원의 질의에 최 후보자가 “연구를 잘못 왜곡했다면 제재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답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의원은 이어 “최 후보자는 백억대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친은 빈곤 노인층이 받는 기초연금으로 생활했는데 서민을 울리는 이중 면모”라면서 “강남 좌파들이 공돈 참 좋아하구나 생각이 든다”고 힐난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