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이 주식시장에서 상승세다. 업황 개선 징후들이 포착된 덕분이다. 두 회사의 하반기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가가 각각 3.63%, 3.75% 올랐다. 삼성전자가 3% 이상 오른 것은 지난 6월3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시장이 하반기부터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은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하락 폭 둔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는 4분기 재고가 정상 수준에 진입하면서 가격 상승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버 업체들도 메모리 재고를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엔비디아 등이 데이터센터 수요가 살아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며 “클라우드 1위 업체 아마존이 투자를 늘리고, 디즈니+ 등 대형 스트리밍 서비스 등장으로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대체 불화수소 투입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일부 반도체 공정에 대체 불화수소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막바지 테스트 단계다. 일본의존도를 줄이는 과정이 순탄하다. 국내 소재·부품·장비업체들의 국산화 관련 소식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7~8월 반도체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의 하반기 출하량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본격적 회복세에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정세 역시 상승세에 한몫했다. 홍콩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실마리를 찾았고, 미·중은 다음달 초 고위급 무역협상을 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 정부가 홍콩 사태에 유화적인 손길을 내밀었다”며 “향후 미·중 무역협상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업계 내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상황에 맞게 플랜을 세워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