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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올라탄 미니기업들, ‘어벤저스’ 뛰어넘은 성과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쿠팡(대표 김범석)이 신용카드 수수료 우대혜택을 받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미니기업들에 대한 자체 전수조사를 실시, 지난 19일 리포트를 발행했다. 시장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한 조사였지만 이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는 게 쿠팡 설명이다. 해당 기업들의 매출 기여도가 매우 높았던 것이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기업은 대개 직원 수가 5인 이하에 불과한 작은 사업체다. ‘중소기업 범위기준’에서는 매출 300억원 이하 기업을 중소기업으로 분류한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라면 중소기업 중에서도 작은 기업에 속한다.

쿠팡 ‘2019 미니기업 성장 리포트’ 갈무리
쿠팡 ‘2019 미니기업 성장 리포트’ 갈무리
2019년 2분기 말 기준, 쿠팡과 거래하는 이런 영세기업 혹은 영세소상공인은 약 5만개에 이른다. 이들이 지난해 쿠팡에서만 벌어들인 금액이 2조6541억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워’의 글로벌 매출인 20억달러(약 2조370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쿠팡은 기업 당 매출액은 작아도 이들의 전체 매출규모를 무시할 수 없다고 봤다. 이런 기업을 ‘작고 가늘어 변변치 못하다’는 뜻을 담은 영세를 붙여 영세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입장으로 쿠팡은 이들을 ‘미니기업’이라고 지칭했다.

◆쿠팡의 성장률의 비밀 ‘미니기업에 있었네’=지난해 쿠팡의 매출 성장률은 약 65%. 한국 이커머스 산업 전체가 18% 성장할 때 세 배 이상 빠르게 성장했다. 이 쿠팡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 바로 미니기업들이었다. 쿠팡과 거래하는 미니기업들의 지난해 평균 매출 성장률은 81%나 된다.

쿠팡에 앞선 아마존의 사례도 비슷하다. 올해 아마존은 ‘2019 아마존 중소기업 사회적가치평가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5만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지난해 아마존에서만 연간 평균 5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전 세계에 사업장이 있는 아마존은 작년에만 약 160만 개의 일자리가 아마존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을 통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마존 또한 쿠팡과 마찬가지로 자동화된 시스템과 직매입 거래구조를 갖춘 이커머스 기업이다.

때마침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지난 10일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민간 전문가가 우수한 소상공인 제품을 발굴하면 정부가 TV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몰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10월부터 우수한 소상공인 제품의 TV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입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마존에 이어 쿠팡이 내세운 미니기업들의 상생이 선제적 사례로 주목할 수 있는 이유다.

쿠팡 ‘2019 미니기업 성장 리포트’ 갈무리
쿠팡 ‘2019 미니기업 성장 리포트’ 갈무리
◆‘오프라인서 쉽지 않은 대기업과 미니기업의 경쟁’ 쿠팡이 바꿨다=
쿠팡은 대기업 브랜드 제품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오프라인 유통 구조를 자체 유통망으로 기업들 간 ‘공정한 경쟁’을 이끈 것이 미니기업들의 폭발적 성장률의 주된 이유로 봤다.

오프라인에선 유통망을 뚫고 제품을 진열하는 것부터가 버거운 경쟁의 시작이다. 전국 단위로 수많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과 자금력 없이는 제품 진열 자체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온라인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목 좋은 곳에 있는 유통매장을 뚫지 못해도 검색을 통해 내 상품을 찾아오는 고객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좋은 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 정성스러운 고객 응대 등 본질에만 집중해도 얼마든지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쿠팡은 미니기업들의 또 하나의 성장 비결로 편리한 시스템을 꼽았다. 판매자 등록 시 복잡한 실물 서류 제출 없이 온라인 접수만으로 등록 과정이 처리된다. 하루에 8만개 이상 올라온다는 쿠팡의 상품평도 미니기업들의 조력자다. 제품을 실제 구매한 고객만 남길 수 있는 상품평은 좋은 평이든 나쁜 평이든 모두 미니기업의 제품 개선을 위한 직접 피드백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로켓배송이 더해지면서 플랫폼의 장점이 극대화된다는 게 쿠팡 설명이다. 제조사는 중간 유통상에게 마진을 떼어줄 필요 없이 쿠팡에게 제품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쿠팡은 이러한 제품을 대량 매입해 전국 고객에게 다음날(익일) 또는 당일 배송한다. 미니기업 입장에서는 재고관리와 반품 걱정, 고객 응대까지 모두 쿠팡에게 맡기면 되는 시스템이다.

한편 올해 초부터 쿠팡은 KPMG삼정회계법인과 공동 분석해 지난 19일, 국내 첫 협력사 성장 분석리포트를 발행했다. 이 리포트엔 아버지가 제품을 만들고 아들이 이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한 청년창업가 e-청춘 임정호 대표, 작년 한 해에만 438만명 식사 분량의 쌀로 떡을 만들어 쿠팡에서 판매한 농업회사법인 홍성풀무 박종권 대표, 이유식 만드는 게 고민이었다가 직접 워킹맘을 위한 이유식 업체를 창업한 워킹맘 창업가 맘스 박은아 대표 등 미니기업인들의 성공 사례가 담겼다. 쿠팡뉴스룸 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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