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y→1z’ 공정 세대교체로 반등 노리는 메모리 업체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메모리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업황 부진에 맞선다. 공정 세대교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21일 SK하이닉스는 3세대 10나노급(1z) 공정을 적용한 16기가비트(Gb) DDR(Double Data Rate)4 D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2세대 나노급(1y) D램을 개발한 지 11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는 “1z는 1y 대비 생산성이 약 27% 향상됐다”며 “1z 제품은 이전 세대 생산 공정에 사용하지 않던 신규 물질을 적용해 D램 동작의 핵심 요소인 정전용량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차세대 모바일 D램 ‘LP(Low Power)DDR5’와 최고속 D램 ‘고대역폭 메모리(HBM)3’ 등에도 1z 미세공정 기술을 확대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10나노미터는 100억분의 1미터(m)다. 10나노급 D램은 집적도(회로 간 선폭)이 10나노대라는 의미다. 10나노급 D램은 공정에 따라 1세대(1x), 2세대(1y), 3세대(1z)로 구분된다. 각각 10나노대 후반, 중후반, 초중반 정도다. 정해진 기준이 없어 회사마다 다르지만, 1z는 14~16나노 수준이다.

D램은 낸드플래시와 달리 적층이 어렵다. 별도의 캐패시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로 선폭을 줄여 성능 및 효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회로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면 ▲신호처리 속도 향상 ▲동작 전압 및 대기 전압 감소 ▲웨이퍼당 D램 생산량 증가 등의 이점이 생긴다. 메모리 업체들이 나노 경쟁을 펼치는 이유다.

앞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1z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z D램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 9월 양산에 돌입했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노광 장비를 사용했다. 연말에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할 전망이다. 시장 상황은 좋지 않지만, 기술혁신을 통한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8월 1z 공정을 적용한 16Gb DDR4 D램을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PC용 DDR4 D램, 모바일용 D램(LPDDR4), 그래픽용 D램(GDDR6) 기술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까지 1z 제품 개발을 마치면서, 사실상 공정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는 메모리 업계에 의미 있는 성과다. 불황기에는 ‘불확실성 해소’를, 호황기에는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덕분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은 장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소식”이라면서 “침체된 반도체 시장이 반등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47%, SK하이닉스 27%, 마이크론 22% 순으로 예상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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