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인텔이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스마트폰 모뎀칩 사업을 매각하지만, IoT 등 다른 분야 5세대(5G) 통신 칩을 개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강자다. 반도체 업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서버용 CPU 시장도 장악하고 있다. 점유율이 95% 이상이다. 데이터센터 핵심인 CPU를 보유한 것이다. 산업 생태계를 쥐고 있다는 의미다.
서버용 CPU 분야는 신규 업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다. 데이터센터에서 CPU 교체 시 많은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하는 탓이다. 새로운 제품을 활용했을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감당이 불가하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교체를 선호하지 않는다. 이용하던 업체 CPU를 계속 쓰는 이유다.
AMD는 지난 8월 2세대 에픽(EPYC) 프로세서 ‘로마’를 공개, 데이터시장 공략에 나섰다. 7나노미터(nm) 공정을 도입한 최초의 CPU다. 하지만 시장 특성상 AMD가 인텔의 아성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D램과 낸드플래시를 결합한 ‘옵테인메모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CPU와 연계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데이터센터는 CPU를 중심으로 칩셋, 메모리반도체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제품들은 CPU 호환을 고려해 제작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메모리 역시 인텔 CPU와 연동돼야 활용할 수 있다. CPU 공급사가 핵심인 구조다.
인텔은 이 분위기를 IoT로 이어갈 방침이다. 연결성이 강조되면서 IoT는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됐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역시 여러 기기로 이뤄진 IoT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애플에 모뎀 칩 사업부를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을 매각, IoT에 투자할 실탄도 확보했다.
인텔이 차세대 메모리로 M램을 선택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M램은 IoT 기기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저장하는 용도에 적합한 메모리다. 일반적으로 M램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서 사용되는 고감도 자성 소재들을 포함하고 있다. 비휘발성과 빠른 속도라는 특성을 갖췄다.
M램은 IoT 칩의 BEOL(Back-End-Of-Line)층 사이에 있을 수 있다. 덕분에 M램을 위한 추가적인 다이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다이 소형화 및 비용 절감이 가능하게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CPU 분야를 꽉 잡고 있어, 관련 사업으로 연결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며 “경쟁사들이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겠지만 생태계가 바뀌지 않으면,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