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초대형 딜이 속전속결로 풀린 이유? 라인-야후재팬 ‘막전막후’

이대호
라인 야후재팬 기자회견 생중계 갈무리
라인 야후재팬 기자회견 생중계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 자회사이자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 검색 서비스인 ‘야후재팬’의 경영 통합은 세계가 관심 가질만한 초대형 딜이다. 미국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중국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와 승부를 겨룰만한 체급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두 회사가 통합하게 되면 일본 최대 인터넷기업 라쿠텐의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기준 양사 매출은 야후재팬 10조원대, 라인 2조원대다. 양사 통합 이용자 기반은 1억명 규모에 달한다.

이 같은 초대형 딜은 라인과 야후재팬이 마련한 18일 일본 현지 기자회견에 따르면 의외로 간단하게 풀렸다.

라인과 야후재팬이 뜻을 모았고 양사 모회사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도 길게 시간을 끌지 않고 같은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올해 여름동안 논의해 입장을 정리했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한 번에 결정을 내렸다.

◆지난 봄 양사 대표 식사가 발단


양사 기자회견에 따르면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와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 대표가 지난 3~4월에 식사를 한 것이 경영 통합의 발단이 됐다.

야후재팬 측이 먼저 제안했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인터넷 패권 전쟁에서 “일본이 무언가 할 수 없을까”라고 생각한 것이 동기가 됐다고 가와베 대표가 전했다.

이미 라인과 야후재팬은 안방에서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일본 내 구글 사용자가 1억명을 넘어선 것이다. 유튜브가 파죽지세로 시장에 점령해갔다. 가와베 대표는 “우리는 일본에 집중할 수 있다. 그 점에 해외 사업자들과 차별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라인 측은 지난 6월 처음으로 네이버와 논의를 거쳤다. 네이버도 경영 통합을 동의했다. 이데자와 대표는 “네이버가 아주 협조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9월 경영 통합 관련해 처음 보고를 접했다. Z홀딩스가 간단하게 통합의 목적을 프레젠테이션했고 이에 손 회장이 전격 찬성했다. 승부사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핀테크 통합…수많은 서비스로 사용자경험 연결

양사 경영 통합은 그동안 출혈경쟁을 이어온 핀테크부터 시너지가 발생할 전망이다. 양사도 “모바일 결제는 중요한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기술 교류도 중요한 지점이다. 양사가 ‘AI 기술’을 강조했다. 이데자와 대표는 “AI 기술 협업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세한 내용에 대해 “경영 통합 이후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라인은 공시자료를 통해 야후재팬과의 통합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쇼핑과 금융 등 전 영역에서 교류가 이어질 전망이다.

◆‘경영 통합까지 1년’ 프로덕트위원회 역할 주목

이데자와 대표와 가와베 대표는 라인과 야후재팬 사업을 총괄하는 회사의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사내 이사회 체제가 꾸려지면 경영 통합을 이끌 프로덕트위원회를 발족한다. 최고프로덕트책임자는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다.

신 대표는 라인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라인 상장 당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보다 스톡옵션이 많아 화제가 됐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다른 문화를 어떻게 결합할지 많은 부분이 신 대표 손에 달린 셈이다. 경영 통합까지는 1년여가 남았다. 양사는 당장의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일단 친화적 분위기 속에서 경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가와베 대표는 “친화적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데자와 대표는 “경영통합 전까지 (양사가) 성장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에 라인이 흡수? “동등 관계, 걱정하지 않는다”

소프트뱅크 그룹에 라인이 흡수될까.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질문이 나오자 가와베 대표는 “그래서 공동대표 시스템을 택했다”며 “동등한 관계여야 성공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완전히 평등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게 네이버가 참여하기로 한 계기”라고 밝혔다.

이데자와 대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서로에게 최선이 되는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이대호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