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AI가속기②] AI가속기 경쟁으로 번진 ‘x86 vs ARM’ 아키텍처 싸움

김도현
-AI가속기, ‘서버 핵심’ CPU와 호환 중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인공지능(AI)이 각광을 받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 영향이다. 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똑똑한 AI가 필요해졌다. AI가속기는 AI만을 위한 반도체다. 엔비디아 인텔에 이어 구글 아마존 자일링스 퀄컴 등이 관심을 쏟고 있다.

AI가속기는 서버 운영의 속도 및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활용된다. 데이터센터 성능을 높이는 역할이다. 데이터센터 핵심은 중앙처리장치(CPU)다. CPU와 AI가속기의 호환이 중요한 이유다.

서버용 CPU는 인텔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점유율 99%에 달한다. 인텔 제품은 x86 아키텍처를 채택한다. 아키텍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방식이다. CPU의 뼈대다. 경쟁사인 AMD도 같은 아키텍처를 쓴다. 서버 시장은 x86 아키텍처가 대세라는 의미다.

x86 아키텍처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은 ARM이다. ARM은 반도체 설계자산(IP) 회사다. 스마트폰의 CPU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90%는 ARM 아키텍처 기반이다. 퀄컴, 삼성전자 등 대표적인 AP 제조사들은 ARM IP를 활용한다. 서버는 인텔, 모바일은 ARM이 두뇌 설계를 담당하는 것이다.

ARM은 모바일에 그치지 않고, 서버 영역에 도전장을 냈다. 한동안 인텔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ARM 아키텍처를 선택한 업체들은 속속 문을 닫을 정도였다. 하지만 기회는 찾아왔다. 데이터센터 업계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가 ARM 아키텍처를 일부 서비스에 도입했다. 인텔 CPU가 아닌 ARM 아키텍처 기반 자체 칩을 개발한 것이다.

인텔과 ARM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인텔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에서 CPU를 변경한다는 것은 매우 소모적인 일”이라며 “단순히 부품 하나를 갈아끼는 수준이 아니다. 서버 전체를 뜯어고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실무자 입장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바꿀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ARM 관계자는 “(ARM 아키텍처는) 시스템을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관련 업체들은 네트워크 인프라나 서버를 원하는 방식대로 구성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x86 아키텍처 진영은 인텔, AMD 등이 제조하는 칩을 그대로 사용한다. 정해진 틀에서 서버를 운영해야 한다.

두 아키텍처의 경쟁은 AI가속기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인텔은 단일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One API)를 추구하고 있다. x86 CPU인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AI가속기를 탑재했다. CPU와 AI가속기를 통합하겠다는 전략이다.

ARM 아키텍처 진영도 만만치 않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대표업체 엔비디아는 최근 ARM 기반 레퍼런스 설계 플랫폼을 출시했다. GPU는 AI가속기를 주도하고 있다. 화웨이 역시 ARM 아키텍처를 도입한 AI가속기 모듈 ‘아틀라스 200’을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큰 틀에서 AI가속기는 CPU를 돕는 역할”이라며 “둘의 관계는 점점 밀접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호환, 연동 등의 이유로 아키텍처를 통일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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