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결산/솔루션] 디지털혁신 가속화, 막오른 클라우드 전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이종현기자] 올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혁신)’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IT기술이 강조된 해였다. 클라우드는 디지털 혁신을 위한 핵심 기술로 손꼽히며 올해 도입이 가속화됐다. 클라우드와 함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해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등과 같은 기술 도입도 급부상했다.
특히 대기업의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클라우드 전환을 서두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SK와 LG, 두산그룹 등이 향후 2~3년 내 계열사 시스템의 80~90%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공공 및 금융 분야는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금융부문의 경우, 올해 1월 고유식별정보 및 개인신용정보에까지 클라우드 이용을 확대하는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클라우드를 도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2019년 11월 말 기준 7개의 금융사가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금융 안정성 평가를 받았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염원이던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끝내 20대 정기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3법 모두 소관 상임위에서 통과됐으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다.
보안 분야에선 가상화폐거래소 해킹이 여전히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성적 사전유출과 언론사 전광판 디페이스 등 보안의식 결여로 인한 사고도 잇따랐다.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업계 표준으로=올해는 특정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의 종속 방지(lock-in)와 안정성 확보,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를 위한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 아키텍처 전략이 주요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90% 이상이 온프레미스(내부 구축 시스템)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다수의 퍼블릭 클라우드 및 레거시 플랫폼을 혼합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 쿠버네티스와 같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도입이 강화됐다.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클라우드 간 이식이 쉬운 컨테이너와 같은 기술은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와 데브옵스 등의 기술 트렌드와 맞물리며 민첩한(애자일) 개발 방식의 핵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도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세일즈포스가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SAP의 자화사인 경험관리솔루션기업 퀄트릭스를 비롯해 서비스나우 등도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ERP, CRM 등 기업 핵심 솔루션의 클라우드 전환도 강조됐다.
해외에선 100억달러 규모의 미 국방부의 클라우드 사업(제다이·JEDI) 프로젝트 수주전이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수주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뒤엎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AWS 측은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개입을 근거로 MS 수주의 부당함을 주장했고 이는 소송으로 이어졌다.
◆데이터3법 정기국회 통과 무산···임시국회 통과도 불분명=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끝내 20대 정기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모두 소관 상임위에서 통과됐으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다.
국내 SW업계는 이에 지난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산업협회를 비롯한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한국SW·ICT총연합회,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등 13개 단체가 참여했다.
데이터3법은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비식별화한 ‘가명정보’를 개인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가올 데이터 사회를 위한 필수적인 법이라는 의견과 개인정보보호를 헤치는 법이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법사위 채이배 의원(바른미래당)은 “데이터3법으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피해 우려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임시국회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데이터3법 통과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야간 극심한 대립으로 국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4월15일 총선을 앞둔 만큼 내년 5월 이후에나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상태다. 만약 내년 5월까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2020년 1월14일 윈도7 EOS··· 21.86% 여전히 윈도7 사용=MS의 운영체제(OS) ‘윈도7’의 기술지원서비스 종료(EOS)가 1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2020년 1월14일 이후로는 MS의 자동 업데이트 및 서비스 등에 대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1월 기준 한국 내 윈도 사용자 중 7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21.86%에 이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행정안전부 등의 관련 부처는 막바지 대응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공공 분야 PC의 OS를 최신화한 상태다. 장기적인 대책으로 개방형 OS 도입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계속되는 가상화폐 거래소 사고=지난 3월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215억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탈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11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도 해킹 공격으로 인해 586억원상당의 가상화폐가 유출됐다. 두 거래소의 피해 금액만 800억원 가량이다.
계속되는 사고에 가상화폐거래소를 보는 눈길이 곱지 않다. 큰 규모의 거래소들도 안전하지 않은데 규모가 작은 곳은 더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보안업계에서는 거래소 규모에 비해 보안 투자가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정보와 자산이 집중되는 만큼 기존 금융권에 준하는 보안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보안의식 결여로 인한 사고도 잇따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의 수능성적 사전유출과 언론사 전광판 디페이스 등이다. 평가원은 지난해 지적받은 보안 취약점을 개선하지 않아 수능성적이 유출됐다. 개인용인 무료버전 팀뷰어로 관리하던 언론사 전광판은 관리자의 실수로 팀뷰어 ID와 비밀번호가 유출돼 광고 영상 대신 언론사를 조롱하는 문구가 노출됐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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