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정/부음

삼성 부품 계열사, ‘균형 인사’로 사업다각화 초점

김도현
-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 잇따라 임원인사 실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가 ‘2020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삼성 부품 계열사들은 부서별 균형 인사로 특정 분야 쏠림 현상을 방지했다. 사업다각화를 통한 실적 개선 차원이다. 관심을 모은 ‘60세룰’은 삼성전기에만 적용, 대세는 아니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선두 수성’·대형 ‘강화’=삼성디스플레이는 이동훈 사장이 유임됐다. 지난 2017년 11월 선임된 이 사장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선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유지, 압도적인 1위다. 지난해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폭락 등 디스플레이 업계 불황에도 선전할 수 있었던 요소다.

임원인사는 연구개발, 제조기술, 영업/마케팅 등 각 부문에서 고르게 발탁됐다. 이 가운데 여성임원 승진자 2명이 눈에 띈다. 중소형사업부 지원팀 박향숙 상무와 중소형사업부 개발실 공정개발팀 김선화 상무가 대상이다. 중소형 OLED 호실적 덕분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박 상무와 김 상무는 각각 중소형사업 손익 개선, 제품 경쟁력 확보에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의 상승세를 대형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에 승진한 선호 전무와 차기석 전무는 대형사업부다. 내년 양산 예정인 퀀텀닷(QD)디스플레이 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SDI,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삼성SDI도 사령탑을 교체하지 않았다. 올해 삼성SDI의 과제는 ‘2차전지 사업 확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태 수습’이다. 새로운 인물보다는 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전영현 사장에게 해결사 역할을 맡긴 것이다.

전 사장은 중소형 배터리에서 중대형 배터리로 사업 영역을 확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전기차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한 결과다. ESS 화재 관련 대책으로 안전성 강화 조치에 2000억원을 자체 부담해 대응하기도 했다.

삼성SDI의 임원인사 역시 ‘골고루 선임’이 키워드다. 전무 승진자들은 해외법인장, 개발 출신, 품질 관리 담당 등 분야별 전문가다. 삼성SDI는 “이번 인사에서 기능별 전문성 확보와 젊고 역량 있는 차세대 리더를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세대교체로 기술력 증진=삼성전기는 경계현 삼성전자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경 신임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전문가다. 회사의 기술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2014년 말부터 삼성전기를 이끌던 이윤태 사장은 외형 성장과 적자 사업부 정리를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는 경영 부진 책임보다는 적절한 교체 시기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삼성전기 임원인사에서는 김시문 영업담당과 김상남 MLCC전장제조기술그룹장이 전무로 승진, 미래 경영자 후보군에 올랐다. 삼성전기는 “김시문 담당과 김상남 그룹장은 각각 거래선 다변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제조기술 경쟁력 향상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상무 승진자들은 컴포넌트 부문, 모듈/기판 부문, 경영지원 부문 등으로 고르게 분포됐다. 기계학습(머신러닝) 전문가인 조한상 영상검사설비그룹장을 신임 마스터로 선임, 인공지능(AI) 분야도 강화했다. 올해 삼성전기의 사업은 가격 반등이 예상되는 MLCC와 카메라모듈 등이 주도할 전망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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