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삼성·LG가 보는 6G 미래…‘산업간 융복합 2.0’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주도한 한국이 다음 세대인 6G 기술 주도권까지 노린다.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향후 6G가 산업간 융복합 기회를 꽃피울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1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6G 오픈 심포지움 2020’에는 산·학·연 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해 6G 준비를 위한 국내외 현안과 이슈를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5G 포럼(의장 오성목)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RTI)이 함께 개최했다.

6G는 수백 기가급 전송 속도, 수만분의 1초 이하 지연 시간, 수백 기가헤르츠(㎓) 이상의 초고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차세대 무선통신기술이다. 현재 5G에서는 시작단계에 불과한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산업 측면에서 한 단계 진화된 서비스가 기대된다.

발제자로 참석한 이주호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펠로우<사진1>와 정재훈 LG전자 CTO부문 미래기술센터 책임<사진2>은 5G가 촉발한 산업간 융복합 흐름이 6G 들어 본격화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6G는 5G 기술이 진화된 연장선이자 한계를 극복한 완성단계라는 지적이다.

이주호 삼성전자 펠로우는 “6G 주 소비자는 인간이 아닌 기계가 될 것”이라며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9배인 약 5000억개 기계가 통신에 연결될 것이며, 기계는 사람과 달리 해상도나 주파수 한계가 없는 만큼 통신성능이 최대로 향상될 필요가 있다”고 관측했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6G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테라헤르츠(100~10000㎓) 대역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테라헤르츠 대역은 밀리미터 대비 주파수가 훨씬 높아 커버리지나 전력소모량이 크지만, 기술적 허들을 뛰어넘는다면 테라비피에스(Tbps)급 통신성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하나는 주파수를 공유하는 스펙트럼 쉐어링 기술이다. 다양한 분야의 이종사업자가 분(m/s) 단위로 주파수를 공유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특히 통신 세대가 진화할수록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6G 시대에는 통신과 컴퓨팅을 융합하는 기술도 기대된다.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 사람 두뇌에 해당하는 복잡한 연산은 네트워크가 담당하고, 사용자가 사용하는 단말은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역할을 맡음으로써 기존 컴퓨팅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인공지능(AI)도 통신 기반으로 최적화될 가능성이 크다. 5G 세대까지는 별개의 통신망에 AI를 추가로 적용하는 것이 기술 방식이었다면, 6G 세대 들어서는 통신시스템 설계단계에서부터 AI를 적용하는 것이 보편화 될 것으로 이 펠로우는 예측했다.

정재훈 LG전자 책임도 6G를 통한 산업간 융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책임은 “5G로는 섬세하게 구현하기 어려운 결핍기술을 6G가 커버할 수 있다”면서 6G의 기술목표로 ▲AI 기반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기반 확장현실(XR) 실현을 꼽았다.

그는 “6G는 통신 기반 AI, 커넥티드 인텔리전스를 실현할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단말이 감당하기 어려운 AI 학습, 컴퓨팅 파워를 대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XR 기술과 서비스도 MEC 기반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정 책임은 “이미 해외에서는 5G와 사뭇 다른 6G R&D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한국도 올해 좋은 시금석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국내 학계에서도 열린 연구를 통해 학생들의 역량까지 포용할 수 있는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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