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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백도어 의혹’에 맞선 화웨이 “구체적 증거 보여달라”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미국이 또 다시 화웨이를 향해 사이버보안을 명분으로 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화웨이가 백도어를 통해 민감 정보를 수집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화웨이는 즉각 반발하며 구체적 증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화웨이 통신 장비 스파이 활동 의혹을 제기했다. 화웨이가 비밀리에 민감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조치를 장비에 설치했으며, 미국은 이와 관련한 사안을 영국과 독일 등 동맹국에게 공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보도에서는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화웨이는 13일 “미국의 주장은 사이버 보안에 있어 수용 가능한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는 연막에 불과하다”며 “화웨이는 그 어떠한 통신 네트워크에도 은밀한 접근을 시도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고 그러할 능력 또한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미국이 화웨이에 관한 어떠한 위반 사실을 발견한다면,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보도에서 언급한 백도어에 대해 범죄 수사를 위해 모든 통신장비 공급사에서 표준에 따라 제공하는 시스템을 지칭한다고 반박했다. 모든 장비공급사와 마찬가지로, 화웨이는 3GPP/ETSI 표준에 따른 합법적인 감청 인터페이스를 공급한다. 이는 3G용 표준인 3GPP의 TS 33.107 표준과 5G용 표준 TS 33.128 등 업계 표준을 준수한다. 법적 감청 인터페이스를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는 곳은 통신사와 규제 당국에 의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법적 감청은 통신장비사가 아닌 통신사 소관이며, 통신업계 종사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악용해 비기술 전문가의 이해를 망치고 있다”며 “화웨이는 감청 장비를 절대 개발하거나 생산하지 않는다. 통신장비 공급사로서 고객 허가와 감독 없이 고객의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화웨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수십년간 다른 국가 기밀을 수집해 왔다는 또 다른 보도를 언급하면서,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사이버보안을 위한 투자와 노력을 무시한 채 화웨이에게 오명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분개했다.

화웨이는 “과거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에서 보듯, 미국은 오랫동안 다른 나라를 염탐하며 전세계 통신망에 은밀하게 접속한 바 있으며, 특히 CIA는 암호장비 회사를 통해 수십년간 다른 국가 기밀을 수집해 왔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그 추가 증거”라며 “WSJ조차 미국 관료들이 백도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국은 그 어떤 증거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독일 최대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은 독일 네트워크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합법적 감청 관리 시스템은 독일 회사가 구축했으며, 네트워크 장비 공급사로부터의 접근은 철저히 보호된다는 설명이다. 영국 보다폰 그룹 대변인 또한 자사 글로벌망에 무단으로 접근하려는 장비 공급사 시도는 발견된 적 없다며, 보안 허가를 받은 직원만이 법적 감청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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