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와이파이6’ 에 각별한 이유… “프리미엄 서비스와 직결”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출현한 차세대 와이파이 규격 ‘와이파이6(802.11ax)’가 무선 인터넷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 5G 상용화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의 보급으로 데이터 사용이 폭증하면서, 초고속 통신 속도와 효율성을 갖춘 프리미엄급 와이파이6로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된 5G 기술의 장점은 빠른 연결 속도와 낮은 레이턴시(latency), 즉 저지연성이다.
‘와이파이6’ 역시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향상된 속도, 개선된 저지연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끊김없이 실시간에 가까운 사용자 경험을 일관되게 구현한다.
두 기술은 상호보완적이다. 실외 환경에서는 5G가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용자 밀집 환경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기존 와이파이5(802.11ac) 보다 약 3배 가량 빠른 속도 및 4배 이상 확대된 접속 범위를 지원하는 와이파이6가 실내 환경에서는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와이파이6는 비용측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구축과 유지,및 확장이 가능하다.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인 시스코가 발표한 비주얼 네트워킹 인덱스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세계 전역에서 사용되는 개인 모바일 기기 수가 약 84억 대에 이르고, 전체 IP 트래픽 중 와이파이가 무려 51%를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적인 모바일 기기 수요 증가에 따라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와이파이 서비스에 대한 수요 역시 불가피하다.
실제로 시스코와 같이 글로벌 네트워크 분야를 리딩하는 기업은 이미 와이파이6 관련 제품을 앞다퉈 공개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 시장 내 와이파이6가 이제 막 막을 올리고 있는 시점에서 기업들의 기술적 수준을 비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각 기업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외 IT기업들, 네트워크 상생협력 '오픈로밍' 주목
현재 시스코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IT기업들은 5G, 와이파이6 등을 포함한 공용 와이파이 및 LTE 네트워크 간의 보다 안전하고 매끄러운 연결을 지원하기 위해 오픈로밍(OpenRoaming)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오픈로밍 프로젝트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의 각종 모바일 기기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때 별도의 로그인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와이파이에 자동 연결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모바일 기기 제조사, 서비스 제공 업체 등과 함께 신뢰 가능한 연합(Federation of trusted members)을 구축해 협력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40만 개의 와이파이존을 보유하고 있는 와이파이 사업자인 보잉고(Boingo) 등이 참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선두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와이파이6 지원 디바이스 출시 전, 일찌감치 자사 디바이스와 시스코 와이파이6의 호환성 테스트를 완료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을 출시하기에 앞서 와이파이6 칩셋을 탑재한 갤럭시 S9으로 시스코 본사와 미국 듀크대학교 등 사용자와 트래픽이 밀집된 일부 지역에서 네트워크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규격, 버그, 성능 관련 60개 이상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해 성능을 개선할 수 있었다.
또, 아이폰11을 통해 와이파이6를 지원하기 시작한 애플도 약 5년 전부터 애플 iOS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의 와이파이 환경 최적화를 위해 시스코와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무선 액세스 포인트가 있는 장소에서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 접속 장애나 지연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패스트 트랜지션 로밍을 함께 구축했다. 이 밖에도 네트워크 성능 최적화와 신속한 문제 해결을 위한 iOS 전용 와이파이 애널리틱스 제품을 공동 개발한 바 있다.
◆지역 정부도 도입 서두르는 와이파이6, 현황은?
앞서 서울시는 자가통신망을 기반으로 현재 서울 전 지역 생활권 면적 31%에 해당하는 공공 와이파이를 2020년까지 10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와이파이6를 적용해 서울 어디에서든 누구나 무료로 초고속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초연결 스마트 도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와이파이6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곳도 있다. 2001년 개장해 국내외 대형 전시와 기업 행사를 유치해오고 있는 부산의 벡스코는 행사 기간 급증하는 네트워크 트래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네트워크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와이파이6에 기반한 초고속 무선 통신 환경을 구축했다.
특히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주변 네트워크의 간섭을 차단하는 BSS(Basic Service Set) 컬러링 기법을 활용한 시스코 와이파이6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하더라도 단말 간의 주파수 간섭을 최소화했다.
또 기존보다 적은 액세스 포인트로도 전시장 전역에서 초고속 네트워크 속도를 제공하고, 송신 효율을 높여 행사 참여자, 관람객 증가로 인한 트래픽 폭증에도 장애 없이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금융권도 지금은 와이파이6 시대
스마트금융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면서 국내 금융권도 와이파이6 기반의 고성능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금융권이 신기술에 보수적이라는 표현도 이제 옛말이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국내 전 지점에 와이파이6 기술 기반의 초고속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지점별 무선 서비스 품질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무선 네트워크 속도와 안정성을 개선했다. 보험 설계사들의 업무 효율성과 고객 경험 만족도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생명은 시스코의 와이파이6 기술을 이용해 액세스 포인트 장애에 따른 커버리지 홀에 대응하고, 각 액세스 포인트에 접속한 단말 수를 파악해 트래픽 집중 현상을 방지하는 등 저지연성 개선으로 실시간에 가까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시스코의 경우, 미래에셋생명 외에도 벡스코 등 국내 와이파이6 기술 사례를 다수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급증하는 네트워크 트래픽을 소화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다가올 초연결 시대를 준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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